'맥 이레이저 프로페셔날' '하드 디스크 크러서' 'HT-1T' ...
'디가우저(Degausser)'상표이름이다.
디가우저는 컴퓨터 저장장치의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는 'IT 자료 지우개'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에 자기장을 발사해 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게 증발시킨다. 보통사람들은 존재자체도 잘 모른다.
그런데 지난 여름에서 가을을 넘기면서 디가우저란 기기명칭이 일반인들 귀에도 파고 들었다.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인멸에 이 게 사용됐다는 정치공방이 일면서 그랬다.
지난 2005년12월 금융당국은 '전자금융거래 보안종합 대책'의 하나로 컴퓨터등 자동화 기기를 폐기처분할 때 고객들의 정보 삭제를 의무화했다. 2006년3월, 국가보안당국도 ' 정보시스템 저장매체 불용지침'을 마련했다.
당국은 연간 수십여만대 폐기하는 컴퓨터에서 혹 새어나올 수 있는 각종 정보, 즉 개인신상정보나 공적인 자료등이 불법적으로 빼돌려져 악용되는 걸 막고자 해당 지침을 마련했다.
새해 2011년을 며칠 앞둔 지금 철지난(?) 화두(話頭), '디가우저'를 말머리에 꺼낸 사연은 다름 아니다.
말많고 탈 많은 2010년을 보내면서 지울 수 있다면 무얼 지워버릴까 하는 단상에서 비롯됐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지우고 싶을까.
개인적으로 단 하나를 꼽으라면 무엇보다도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을 들겠다.
고강도의 현 남북 대치상태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전 세계 관심사 한 복판에 들이 밀어버렸다.
연평도 포화속에서 우리는 많은 걸 잃었다.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나라 전체적으로 정신적, 물질적 기회비용의 박탈은 가늠하기 힘들다.
현 정부가 자랑하는 단군이래 최대 국가적 행사인 '서울 G20 정상회의'의 의미와 효과도 연평도 포격으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특히 연평도 도발은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사안보다 심각하다.
또 디가우저를 사용하고픈 대상이 무엇이 있을까.
새해 예산안 처리강행(날치기)논란, 일부 정치인 및 사회 지도층의 '막말의 향연'과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비타협 대립 , 재벌가 일원의 무분별한 폭력행사,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통큰 치킨'등으로 되짚어 본 경제적 강자들의 '자기식 자본증식 형태', 당초보다 한발 물러선 한미 FTA의 체결, ' 역대 최악 구제역 파동', '천안함 사건', '배추 대란' , '먼지털이식 기업 수사', '11,11 옵션만기일 충격'등 공감하는 디가우저의 먹잇감들이 적지않다.
'디가우저'는 IT만능시대에 정보보안을 위해 필요한 기기이다. 사용자의 의도가 선의적이라면 더욱 그렇다.
설마 디가우저를 불법적인 활동에 사용키위해 개발자들이 공들이지는 않았을 게다.
신묘년 2011년에는 '디가우저'가 본래 기능데로 쓰여지고, 한편으로는 디가우저의 기분 씁쓸한 대상들이 원천적으로 없었으면 한다.
디가우저로 혹 삭제한다하더라도 삭제자의 불순한 마음은 지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 증권부장 명재곤 (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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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명재곤 기자 (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