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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IB “이머징마켓 채권, 최악 안 지났다”

기사입력 : 2013년09월10일 03:59

최종수정 : 2013년09월10일 06:50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발 글로벌 유동성 썰물에 이머징마켓의 채권시장이 급랭한 가운데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꼬리를 물고 있다.

월가 투자가들은 회사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머징마켓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실물경기에 타격을 줄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월가 투자은행(IB)이 연이어 이머징마켓의 채권 추가 손실을 예고하고 나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으로 인해 이미 이머징마켓의 채권 수익률이 미국 회사채 대비 4년래 최고치로 뛴 가운데 향후 채권시장의 손실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머징마켓의 자금 유출이 최악을 지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흥국 채권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현 수준에서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 업체인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 채권펀드에서 221억달러를 유출했다. 이는 미국 회사채 시장의 유출 규모보다 약 5배 높은 수치다.

연초까지만 해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신흥국 회사채 금리는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에 급격하게 상승하는 추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5월 이후 이머징마켓 채권시장은 7.9%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손실률인 5.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신흥국 기업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가 지난해 말까지 4년 연속 연평균 15.3%의 수익률을 올린 데 반해 올들어 최근까지 6.8%의 손실을 기록했다.

JP 모간의 에릭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한편 성장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안자크 신용 전략 헤드 역시 “신흥국에 비해 선진국 회사채의 투자 매력이 더 높다”며 “글로벌 유동성의 지지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매도 압박이 지속되면서 기존의 이머징마켓 투자 비중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대비 신흥국 회사채의 수익률 프리미엄은 지난달 말 144bp까지 상승, 2008년 12월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47bp에 바짝 근접했다.

한편 투자가들은 오는 17~18일 열리는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양적완화(QE) 축소가 단행될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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