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취재원의 '퍼스트 랭귀지'를 아시나요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이분은 텔레(텔레그램)로만 말씀하시니 알고 계세요", "의원님은 전화는 안 받습니다. 대신 오픈카톡방에서 주로 입장표명 하시니 참고하세요" 현장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며 깨달았다. 취재원의 '퍼스트 랭귀지(first language)'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이제 기자의 필수 역량이 되었다는 것을. 지난 3개월간 특검 관련 인물들을 취재하며 흥미로운 현상을 목격했다. 공식 출석 현장이나 기자회견장에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던 피의자들이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개인 메시지로는 놀랍도록 상세한 정보를 전달해 온다는 점이다. 카메라 앞에서는 '묵묵부답',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상투적인 말만 반복하던 이들도, 취재진이 물러간 후에는 자신의 입장을 25-09-15 13:25
[기고] AI장관의 부패척결 실험 세계 최초로 AI 장관이 등장했다. 이름은 디엘라(Diella), 알바니아에서 공공 입찰을 감독한다. 알바니아 정부는 전자조달 시스템과 연결된 이 AI 장관을 통해 "공공 입찰에서 부패를 100% 차단하고 모든 공적 자금을 완벽히 투명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바니아는 오랫동안 조직 범죄, 공무원 부패와 비리로 세계의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조치는 기술을 앞세워 내부적으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함으로써 국민의 불신을 달래고 외부적으로는 EU 가입을 위한 투명성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과연 AI가 '부패척결의 만능통치약'이 될 수 있을까? AI에게 장관직을 주는 것이 적합할까? 알바니아의 이 파격적인 실험은 기술적 의미뿐 아 25-09-15 08:08
[유신모의 외교포커스] 밑도 끝도 없는 '대사 내정 엠바고'...누가 동의했나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현재 공석인 주러시아 대사 임명과 관련된 질문을 하자 대통령실 관계자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주러 대사 내정자가 아직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받지 않은 상태여서 실명을 언급하면 안된다는 점을 위 실장에게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기자가 이에 "이미 보도가 나왔다"고 하자 이 관계자는 "아 그거 엠바고 위반입니다"라고 말했다. 엠바고란 불가피한 사정으로 특정 시점까지 보도를 유예하는 것이다. 취재원이 요청하고 언론이 받아들여야 성립된다. 하지만 주러 대사의 경우 정부가 내정 사실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언론에 엠바고를 요청한 적도 없다. 더구나 이미 대부분 언론에 25-09-15 06:12
[기고] 북중러 연대, '국제질서 흔드는' 새 전략 축 선언했다 2025년 9월 3일 북경에서는 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열렸다. 겉으로는 파시즘에 맞선 승리를 기리는 행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전략적 야심을 드러내고 세계에 날린 강력한 메시지였다. 특히 올해 전승절 행사가 더 불길했던 이유는 무기 전시뿐 아니라 정치적 동반자들 때문이었다. 25-09-14 12:07
[기자수첩] 반복되는 프랜차이즈 갑질, 뿌리 뽑아야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최근 피자 가게 칼부림 사건이 본사 갑질 논란과 맞물리면서 그동안 반복돼 온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5-09-12 18:21
[기자수첩] 삼통(三統)시대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나는 꼼수다' 팟캐스트가 성행하던 당시, 김어준 씨는 살아있는 권력의 부패를 파헤치던 저격수였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칼날을 겨누던, 수많은 고소·고발과 세간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던, 기득권과 손잡지 않고도 여론을 결집할 수 있었던 사람. 좌파 진영에선 그를 가히 정의의 사도라고 불렀다. 나꼼수 팟캐스트에 자주 등장하는 게스트가 있었다. 김어준 씨와 환상적인 '캐미'를 보이며 특유의 입담을 자랑하는 인사가 있었으니, 지금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제20대 총선에서 정 대표가 컷오프 됐을 때도 김어준 씨와 정 대표의 의리는 돈독했다. 지지층은 정치적 동반자이자 벚이었던 이들의 관계를 응원했다. 김어준 씨가 25-09-12 12:41
[기고] 더 센 상법이 온다...2차 상법 개정의 진짜 의미 지난 8월 말 국회를 통과한 2차 상법 개정안이 9월 9일 공포되었다. 이번 개정 상법은 공포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에 시행된다. 이를 두고 다들 더 센 상법이 온다고 하는데 정작 1차 개정 시보다 관심은 덜 한 것 같다. 그러나 2차 개정 또한 만만치 않은 내용을 담고 있어 그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이번 개정은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상장회사에만 적용된다. 현재 약 2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회사들에 한해서만 적용된다는 뜻이다. 그와 같은 대규모 상장회사에 대하여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확대하는 것이 이번 2차 개정의 주요 골자다.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라 할 수 있는데 일반주주 측의 이사회 및 감사위원 25-09-11 17:58
[현장에서] 한강버스, 안전성·편의성 통해 교통 혁신 일궈야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에도 영국 런던 템스강을 오가는 수상버스인 리버버스와 같은 수상대중교통이 도입된다. 한강 물길을 따라 서울 동서를 잇는 한강버스가 오는 18일 정식 운항을 앞뒀다. 서울시는 한강버스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선착장 주변에 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선착장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를 설치했다.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의 사용 범위도 한강버스까지로 넓혔다. 기존 권종에 5000원을 추가하면 지하철과 버스, 따릉이와 함께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선착장 건물에는 카페를 비롯한 식음료점 등 편의시설 인프라도 확충했다. 새로운 수상 교통수단이 열리면 출퇴근길, 꽉꽉 막히는 도로와 지하철을 벗어나 시민들이 커피와 베이글을 들고 한강 25-09-11 08:17
[장욱희의 중장년 취업에세이] 면접관 질문에 대비해야 할 중장년 구직자 "적극성 vs 소극성" 중장년 구직자는 면접을 앞두고 준비할 것이 많다.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면접 질문'이다. "면접관이 준비해야 할 질문을 구직자도 준비해야 하나요?" 그 이유를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면접이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 면접이 후반부에 다다르면 면접관이 구직자에게 역으로 질문하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면접관이 말한다. "이제 면접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는데요. 혹시 우리 회사나 지원하는 분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까?" 혹은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자유롭게 질문해 주세요." 등이다. 이때 구직자가 긴장되어 면접을 서둘러 마무리하고자 하는 욕심에 "궁금한 내용 없습니다.", "특별히 질문 없습니다." 이렇게 답변해 버리면 곤란 25-09-11 07:00
[기자수첩] 예산 뺏긴 기재부, 이사하는 해수부…세종 관가 '흔들'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안이 공개되자 세종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일 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청사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다르다. 효율보다 혼선을, 혁신보다 갈등을 먼저 떠올리는 분위기다. 권한을 나누고 위상을 재편하는 과정이 자칫 부처 간 힘겨루기와 행정 비효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곳곳에 스며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정부·대통령실(당·정·대)은 지난 7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고, 정부조직법 등 관련 법률 개정안이 공포되는 즉시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현행 '19부·3처·20 25-09-10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