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베이징 예술특구 798 공장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버려진 공간은 언제나 두 가지 운명 앞에 선다. 철거되거나, 다시 숨을 쉬거나. 그리고 그 두 번째 가능성이 열리는 순간에는 대개 예술가가 먼저 들어간다. 임대료가 낮은 곳, 규격화되지 않은 공간, 아무것도 강요 받지 않는 자리. 예술가는 본능적으로 그런 공간의 냄새를 맡는다. 처음 북경에 발을 디딘 건 2003년이었다. 환율이 1200원을 갓 넘던 시점, 미술계 인사들이 북경으로 몰려가기 시작하고 중국 미술이 유럽 전역 미술관과 영향력 있는 공간에서 대형 전시를 열던 시절이었다. 선배의 제안으로 낯선 북경 798을 처음 방문했을 때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막 개발되는 촌스러운 동네에 갑자기 극도로 세련된 현대 미술이 펼쳐지는 기이한 경험이었다. 부서져 가는 26-05-29 09:52
[기고] 6·3 지방선거와 투표율, 그 사회의 민도(民度) 오늘부터 이틀간 6·3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의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선거 레이스가 끝나면 개인적으로는 당락 결과와 함께 투표율도 자세히 본다. 주식시장에 비유하자면 당락이 그날의 '종가'(終價)라면 투표율은 일종의 '거래량'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온갖 언론 매체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시민 의식의 부재를 탓하는 훈계가 사방에서 터져 나온다. 하지만 투표장을 찾지 않은 이들을 단순히 게으른 방관자로만 낙인찍을 수는 없다. 실질적인 변화를 약속하지 못하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 속에서, 낮은 투표율은 어쩌면 불량 상품만을 진열해 놓은 정치 시장을 향한 대중의 가장 적극적인 '불매운동'일 26-05-29 04:51
[현장에서] 삼성 성과급 갈등이 남긴 것들...하청·농민·주주에 최저임금까지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이 일단락됐다. 100조원 규모의 피해가 예상됐던 파업은 피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시작된 반도체업계 'N% 성과급 요구'가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당장 카카오 노사가 2차 조정에서도 임금 협상에 합의하지 못해 노조는 다음 달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뉴노멀' 시대가 본격화했다.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성과급 논쟁에서 기업의 이익 배분에 주주와 노동자 등 어느 이해관계자를 먼저 고려해야 하는지를 두고 기업들과 노동계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6-05-28 14:45
[기자수첩] 국민 건강 뒷전인 도수치료 급여화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민 중심의 의사결정. 이재명 정부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국정 비전으로 내세워 달려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 일상생활과 직결된 작은 과제들을 적극 발굴하고 개선하기 위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혁신행정(소확신)'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이 느끼는 작은 불편조차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도수치료 급여화 횟수 제한은 국민 반발을 억누른 채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도수치료는 물리치료사가 틀어진 관절이나 근육 문제를 해결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다. 비 26-05-28 11:52
[장욱희의 중장년 취업에세이] 배달 가방을 멘 중장년들, 플랫폼 노동시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최근 중장년 구직자를 만나 보면 예전과 다른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재취업 준비를 하는 50대 중장년이 배달 플랫폼 일을 병행하고 있고, 퇴직 이후 생업과 재취업 준비를 동시에 이어가기 위해 대리운전이나 플랫폼 기반 단기 업무를 시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지인은 최근 이런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라이더 일을 해 보니, 젊은 청년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중장년도 꽤 많습니다." 이 말은 지금 노동시장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는 중장년이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면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플랫폼 기반 노동시장이 중장년이 다시 진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플랫폼노동이 안정적인 일자리라 26-05-28 07:00
[데스크칼럼] GTX-A 철근 누락, '남 탓'보다 관리체계 바로 세워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공사에서 철근 누락이 발견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공사는 단순한 철도 사업이 아니다. 수도권 교통 체계를 바꾸겠다는 국가적 약속이자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인프라 사업이다. 26-05-27 16:20
[기자수첩] 조종석까지 번진 통합 갈등,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때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오는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양사 조종사들의 내부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연공서열 문제를 둘러싼 대립은 명예훼손 고소전으로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상대 측을 향해 '같이 조종석에 앉기 싫다'는 극단적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그 조종석이 승객의 생명과 직결된 공간이라는 점이다. 항공기 조종석은 단순한 근무 공간이 아니다. 두 명의 조종사가 수많은 절차와 변수 속에서 실시간으로 판단을 교환하고 서로의 실수를 교차 검증하는 공간이다. 특히 비상 상황에서는 기장과 부기장 간 신뢰와 소통이 안전의 핵심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처럼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가 장기화된다면 조종석 내 협업 체계 역시 영향을 받을 26-05-27 08:37
[거인의어깨 입시컨설팅] 수시컨설팅 내신 2등급대 지원 전략 복잡한 대입 흐름을 꿰뚫는 단 하나의 시선, '거인의어깨 입시컨설팅' 본 칼럼은 대치동 입시 현장에서 26년간 합격의 길을 열어온 거인의어깨 김형일 대표의 전문 식견을 담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2027학년도 입시 환경 속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님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검증된 데이터 기반의 실전 전략을 전달합니다. 내신 2등급대(2.0~2.9) 수험생들은 대한민국 입시 지형에서 가장 전략적 가치가 높은 집단입니다. 1등급대처럼 대학 선택의 폭이 아주 좁지도 않고, 3등급대처럼 선택지가 제한적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구간은 가장 많은 경쟁자가 몰려 있으며, 수험생의 전략적 판단 미스가 가장 뼈아픈 결과로 돌 26-05-27 07:00
[기자수첩] '차량 2부제' 두달…불편함만 남겼다 [세종=뉴스핌] 김하영 기자 =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며 관가에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에너지 절감을 목적으로 시작된 정책이지만 오히려 불편과 혼선이 커지는 상황이다. 공공부문 차량 운행 제한은 지난 3월 25일 5부제로 시작된 뒤 4월 8일부터 2부제로 강화됐다.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석유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공공부문부터 에너지 절감에 나서겠다며 시행한 조치다. 5부제와 2부제를 합친 시행 기간은 어느덧 63일째다. 26-05-26 11:02
[기고] AI 로봇의 시대, 안전인증만으로는 안전할 수 없다 오늘날 로봇은 단순한 기계장치를 넘어 인공지능, 클라우드, 센서 네트워크, 자율주행 시스템이 결합된 초연결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인프라가 되었고, 서비스 로봇은 병원·학교·물류센터·공항·호텔·군사 분야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와 멀티모달 AI의 발전은 로봇에게 단순 반복동작이 아니라 인간과 유사한 인식·판단·의사결정 능력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국제인증 체계와 보안규제는 여전히 기계 안전 중심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제 로봇 인증의 핵심은 대부분 26-05-26 0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