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업 쪼개기' 방지, 중소기업 제도 실질화해야 중소기업보호제도는 흔히 약자를 위한 특혜로 오해되지만, 본질적으로는 시장 경쟁 질서를 유지·회복하기 위한 구조적 교정 장치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형식적 기준 중심으로 운영되며, 실질 지배 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위장 중소기업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 집단이 자회사·관계회사·특수목적법인(SPC)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 요건을 형식적으로 충족시킨 뒤 중소기업·중견기업 한정되어 있는 정부사업·공공조달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형식은 중소기업, 실질은 대기업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 보호는 우리 경제정책의 핵심 가치 중 하나다. 대기업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 25-12-30 07:00
[기자수첩] 이혜훈 내정자 실용·통합 상징으로 거듭날까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혜훈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내정됐다. 현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 2일부터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된다. 예산 편성·재정 기획 등 나라의 살림꾼 역할을 맡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제1야당 인사를 선택한 일은 깜짝 발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는 종횡무진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유임했다. 장관 내정자 지명 발표 시점에도 열차를 몰았던 철도기관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최초의 장관이다. 25-12-30 06:00
[기자수첩] 무안국제공항 사고 1년, 진상 규명은 여전히 둔덕 너머에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1년 전 무안국제공항을 취재했을 당시, 기자들이 묵었던 숙소는 사고 현장에 인접한 해변의 펜션이 대다수였다. 둘째 날 아침 피곤한 몸을 애써 일으키자 먼발치에서 사고 현장이 보였다. 179명의 자식, 179명의 친구, 더러는 슬픔에 잠긴 어른들에게 놀아달라고 보채는 어린 자식의 부모였던 희생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현장은 말이 없었다. 다만 사고를 수습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라, 발생 원인을 살피는 것은 차후로 미뤄지는 모양새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사고 원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원인은 미궁 속에 있고, 책임자는 법의 심판대에 서 25-12-29 14:42
[기고] 지방 직업계 고등학교, 글로벌 인재양성 허브로 키우자 대한민국에서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은 이제 일상의 언어가 되었다. 하지만 이 위기가 가장 첨예하게 교차하는 지점은 정작 따로 있다. 바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로 대표되는 직업계 고등학교다. 지난 10년 사이 직업계고 입학생은 10만 명에서 5만 8천 여명으로 반토막 났고, 일선 교사들은 수업 대신 신입생 유치 전쟁에 내몰렸다. 학교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가장 손쉬운 해법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추세는 관련 통계에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16명으로 시작한 정부·지자체(교육청) '초청 외국인 장학생'은 내년 290여 명까지 늘어날 전망인데, 불과 3년 만에 18배나 급증한 수치다. 경북교육청을 필두로 전남, 25-12-29 13:53
[현장에서] AI 사회 재설계, 무엇을 먼저 물어야 하나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논의가 어느 순간 '도입'에서 '재설계'라는 단어로 옮겨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사회와 조직, 노동과 교육의 구조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사회를 바꾸는 동력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논의가 깊어질수록, 한 가지 질문은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회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데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지만 그 설계가 어떤 조건에서 가능하며, 어떤 한계를 갖는지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공유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25-12-29 10:00
[기고] 경계를 사유하는 도시, 김포: 지역 의제를 문화 언어로 번역하다 지역을 깊이 있게 이해한다는 일은 언제나 눈에 보이는 '지리'의 경계를 넘어, 그 땅이 품고 있는 '의제(Agenda)'를 읽어내는 일에서 출발한다. 각 도시와 지역은 그들만의 고유한 역사적 상처와 현재의 당면 과제, 그리고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층층이 담고 있다. 이러한 의제는 딱딱한 행정 용어에 갇힌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과 정체성 속에 스며 있는 숨결과도 같은 것이다. 나는 여러 해 동안 이러한 지역적 의제들을 예술적 언어로 치환하고 풀어내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번 칼럼은 지역의 특수한 의제를 미디어 전시라는 입체적인 형식으로 풀어낸 프리존(Free-Zone)의 도시, '김포'에 관한 기록이다. 우연한 기회에 인연을 맺게 된 김포문화재단 25-12-29 08:33
[기고] 공동수급체 구성원 일부와 체결한 하도급계약의 법률관계 사업비의 규모가 큰 대형 공사나 다양한 공종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공사의 경우, 복수의 건설회사들이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건설공사를 수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공동수급체가 체결하는 하도급계약은 공동수급체 전원이 당사자로 참여하는 경우,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이 각자의 지분율을 특정하여 참여하는 경우, 공동수급체 중 일부만이 하도급계약의 당사자로 참여하는 경우 등 다양한 형태로 형성될 수 있다. 25-12-27 06:00
[기자수첩] 차기 금투협회장은 정부 향해 'NO' 할 수 있나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지난 18일 치러진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당선됐다. 황성엽 차기 회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금융투자협회를 이끌게 된다. 업계에서는 새 수장을 맞이하며 금융투자협회가 '자율규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12-26 16:57
[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日 항공자위대, 아시아 최초 F-35B '상시 운용' 돌입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일본 항공자위대가 규슈 미야자키현 뉴타바루(新田原) 기지에서 F-35B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공개와 함께 상시 운용을 향한 '시험 비행단계'에 본격 돌입했다. 아시아 국가 최초로 F-35B '상시 운용'에 돌입하는 셈이다. 지난 7일 항공자위대 뉴타바루 기지는 일반에 기지를 개방하는 '뉴타바루 항공제'를 열고, 기지 북동쪽 활주로 일대에서 F-35B의 수직이착륙 훈련 장면을 처음으로 대규모 관람객 앞에 선보였다. 뉴타바루 기지는 일본 규슈 동부 해안에 위치한 항공자위대 핵심 거점으로, 미야자키시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19㎞ 떨어진 미야자키현 고유군 신토미정(新富町) 뉴타 19581번지 일대에 자리 잡고 있다. 25-12-25 12:58
[ANDA 칼럼] 탈세계화는 정말 진행 중인가?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세계화는 끝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 문장은 국제 뉴스의 상투어가 됐다. 보호무역, 공급망 재편, 경제 블록화. 표면만 보면 세계는 분명 갈라지는 듯 보인다. 하지만 질문을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정말 무너지고 있는 건 세계화 그 자체일까. 숫자만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 규모는 팬데믹과 전쟁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 유지되고 있다. 기업들은 여전히 국경을 넘고, 자본과 기술의 이동도 멈추지 않았다. '탈세계화'라는 진단은 체감과 달리 아직 통계로는 명확히 증명되지 않는다. 25-12-24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