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피겨 국가대표 김연아가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뉴스핌=김인규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 꿈이 심판들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날아갔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했다.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는 74.50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더한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는 흔들림 없이 연기를 마쳤지만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합계 224.59점)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김연아는 소냐 헤니(노르웨이), 카타리나 비트(동독) 이후 26년 만의 피겨 여자 싱글 2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지만 홈팀 러시아 선수를 향한 심판들의 '퍼주기'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가장 마지막인 24번째로 등장한 김연아는 앞서 연기를 펼친 소트니코바가 매우 높은 점수로 앞서나간 탓에 149.68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만 하는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섰다.
팬들의 환호 속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아르헨티나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아름다운 연기를 선보였다.
김연아는 기본점수만 10.10점으로 가장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며 1.60점의 가산점(GOE)까지 챙겼다.
김연아는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도 '클린 연기'를 이어갔지만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는 레벨4(포)를 받았지만 GOE는 0.93점에 그쳤다.
트리플 러츠를 수행할 때는 점프의 교과서다웠다. 하지만 심판들의 평가는 후하지 않았다. 기본점수 6.60점에 GOE 1.00점으로 7.60점을 얻는데 그쳤다.
김연아는 마지막 구성요소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에 이어 템포가 빨라지는 음악에 맞춘 화려한 스텝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심판진은 김연아의 스텝에 전날에 이어 최고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레벨 3을 줬다.
이후 트리플 러츠(기본점 6.60),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7.04점), 트리플 살코(기본점 4.62점)가 쉴새없이 이어지는 '마의 3연속 점프'구간도 실수 없이 넘긴 김연아는 GOE로 2.69점을 더했다.
4분10초간 선보였던 여왕의 몸짓이 끝나자 팬들은 꽃다발을 던지며 환호했다.마지막 연기를 끝낸 김연아는 미소를 지으며 빙판에서 빠져나온 후 코치 품에 안기며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차분히 점수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예상밖의 낮은 기록이 전광판에 찍힐 때에도 미소를 짓는 여유를 보였다.
홈 관중의 응원과 심판의 도움 등 여러 혜택을 본 소트니코바는 김연아를 밀어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러시아 여자 피겨 사상 첫 번째 금메달이다.
소트니코바는 한 차례 점프 실수가 있었음에도 TES 75.54점과 PCS 74.41점을 더한 149.95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를 받았다.
소트니코바의 성적은 4년 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세운 150.06점의 세계신기록과 큰 차이가 없는 점수였다.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는 총점 216.73점(쇼트프로그램 74.12점·프리스케이팅 142.61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김해진(17·수리고)은 총점 149.48점(쇼트프로그램 54.37점·프리스케이팅 95.11점)으로 16위를 차지했고 박소연(17·신목고)은 142.97점(쇼트프로그램 49.14점·프리스케이팅 93.83점)으로 21위에 만족해야 했다.
아사다 마오(24·일본)는 이날 142.71점으로 선전하며 총점 198.22점을 받으며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42.71점의 고득점을 받아 전날 실패를 만회했다.
[뉴스핌 Newspim] 김인규 기자 (ano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