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N암로, 싱가포르 달러 포함 3개 통화 약세 전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엔/달러가 4일(현지시각) 7년여만에 처음으로 120엔을 뚫은 가운데 내년 아시아 주요 통화에 대한 잿빛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싱가포르 달러화와 태국 바트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를 필두로 아시아 주요 통화가 미국 금리상승으로 인해 내년 강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엔화는 지난 10월31일 일본은행(BOJ)의 부양책 단행 이후 달러화에 대해 9% 급락했다. 내년 추가 부양책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엔화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애머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로버트 신체 글로벌 전략가는 “성장률과 통화정책의 탈동조화가 엔화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일본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이 때문에 엔화 하락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마이클 울포크 전략가는 “내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통화가 엔화라는 것이 투자자들 사이에 중론”이라며 “경제 펀더멘털과 통화정책이 모두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엔화 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통화가 내년 일제히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이미 예정된 수순이지만 외환시장의 충격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ABN암로는 특히 싱가포르 달러화와 태국 바트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 3개 통화가 미국 금리 상승에 강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화 가치 하락은 이들 지역의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불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고 ABN암로는 주의를 당부했다.
내년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및 국채 만기 규모도 관련 통화의 약세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ABN암로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한 아시아 지역 회사채 및 국채 가운데 만기 도래 규모가 각각 3900억달러와 35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ABN암로는 또 중국 위안화 역시 추세적으로 달러화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2015년과 2016년 7%로 떨어지면서 위안화 상승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인도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ABN암로는 내다봤다. 통화정책의 신뢰가 한층 높아진 데다 금 수입 제안 및 국제 유가 급락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들면서 루피화 하락 압박을 일정 부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