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자동차 판매 실적 향상과 기업 인수합병(M&A) 기대감에 유럽 주요 증시가 큰 폭으로 뛰었다. 1분기 이익 감소 우려에 약세 흐름을 보인 뉴욕증시와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부채를 상환했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9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는 77.95포인트(1.12%) 뛴 7015.36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도 130.58포인트(1.08%) 상승한 1만2166.44를 나타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72.09포인트(1.40%) 오른 5208.95에 마감했고, 스톡스600 지수 역시 4.49포인트(1.11%) 상승한 409.15를 기록했다.
로열 더치 셸의 BG 인수에 이어 기업 M&A가 추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면서 투자자들의 베팅을 부추겼다.
이탈리아 미디어 업체인 미디어셋은 미디오방카가 프랑스 비벤디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 이상 뛰었다.
영국 명품업체인 버버리는 관련 업계의 통폐합 논의에 3% 가까이 상승했다. 또 골드만 삭스가 30% 이상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제시하며 ‘확신 매수’에 편입, 이날 강세에 힘을 실었다.
트래디션의 마이크 로이터 브로커는 “주가가 M&A 기대감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를 두 축으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지표도 긍정적이었다. 독일 2월 수출이 1.5% 증가해 전월 2.1% 줄어든 데서 반전을 이룬 데 따라 투자심리가 향상됐다.
3월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이뤘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실적 개선이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주변국으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자동차 업체 르노와 타이어 업체 미셸린이 각각 2% 이상 뛰었다. 스톡스 자동차 섹터 지수는 연초 이후 31%에 달하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일부에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요 지수가 올들어 20% 내외로 뛴 만큼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IG의 알렉산더 바라데즈 애널리스트는 “상당수의 호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연준의 금리인상을 포함해 악재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유럽 주요 증시가 5~10%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