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여야가 29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1년 3개월여만에 공무원연금 개혁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여야 합의안이 번복되는 등 상처뿐인 영광이란 평가도 나온다.
지난 2009년 이후 유지돼 왔던 공무원연금 제도에 대한 개혁 논의 시발점은 지난해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혁신 3개년계획 대국민 담화문' 이었다. 대통령은 이 담화에서 공무원연금을 포함한 3개 공적 연금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후 정부와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 마련에 착수, 지난해 10월 당·정·청 협의회를 통해 연내 처리할 뜻을 내비쳤다.
새누리당은 같은 해 10월 28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공무원연금 개혁 TF(팀장 이한구 의원)가 마련한 '하후상박(下厚上薄)'을 기치로 내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공무원단체들은 재직 공무원의 기여율(내는 돈의 비율)을 10%로 올리고 지급률(받는 돈의 비율)을 1.25%까지 내리는 새누리당의 개혁안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여야는 12월 10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만난 '2+2 연석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를 연내에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 국민대타협기구와 특위 구성·운영을 위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가 바뀌어 올해 3월 10일 국민대타협기구는 중간 합의문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에 인식을 함께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서로 간의 큰 입장차를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진전이었으나, 기여율과 지급율, 소득재분배 기능 도입 등 구체적인 쟁점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채 논의가 진행됐다.
자체 개혁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여당의 비판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같은 달 25일 '기여율 7%+α, 지급률 1.9%-β'라는 조정 가능 범위만 제시한 개혁안을 제시했다.
국민대타협기구는 활동 종료 시한을 사흘 앞둔 3월 25일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추계치를 기초로 한 재정추계 모형을 확정했다.
이튿날 새누리당 추천 전문위원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가 정부 개혁안의 핵심인 '신-구 공무원 분리' 방안을 제외하고 기여율 10%, 지급률 1.65%로 하는 이른바 '김용하안'을 제시했다.
합의처리하기로 약속한 날의 하루 전인 5월 1일, '기여율 9%, 지급율 1.7%로 단계적 조정'을 골자로 하는데 여야가 잠정합의에 성공했다. 5월 2일 여야 지도부가 서명했다.
그러나 주말을 지나며 청와대와 정부가 합의안에 반대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명기하는 문제가 논란이 됐다. 결국 6일 국회 본회의에서 합의안 처리에 실패했다.
이후 야당의 주도로 5월 12일, 당초 예정에 없던 5월 임시회가 개회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의 이른바 '세대간 도적질' 발언, 세월호 시행령 개정 문제 등이 발목을 잡으며 여야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우여곡절끝에 여야는 29일 새벽 최종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