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증시가 맥을 못추는 원인은 한마디로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 상실이다. 산업전반에 걸쳐 과잉이 기업 경영의 발목을 죄면서 제조업 앞날에 좀처럼 빛이 들지 않고 있다. 생산현장에선 수출 오더 감소에다 재고가 늘어나고 증시에서는 레버리지 조정과정에서 유례없는 대폭락의 조정장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당국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이미 7% 사수가 물건너 갔다는게 시장의 대체적인 컨센서스다. 중국경제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수출과 소비가 동시에 위축되고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데 무슨 수로 7% 성장률을 지탱할 수 있겠냐고 묻고 있다. 특히 중국석유 등 증시 비중이 높은 전통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증시 비관론이 더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5일 실물 경제분야에 돈이 흘러들게 하고 증시를 살려 기업 융자를 원할하게 한다는 목표아래 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하는 특단의 카드를 빼들었다. 하지만 싱장 기업들의 영업 전망이 어둡고 갈수록 성장 템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리 없다.
25일 중국의 한 유력 매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수의 투자자들은 A주 폭락원인은 경제 지표악화에 따른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라고 응답했다. 말하자면 중국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짙은 회의가 중국증시에서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는 "중국증시 투자자들은 앞으로 참을성에 대해 혹독한 시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발표된 8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PMI(구매관리지수)는 7월 47.8에서 47.1로 떨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경제 성장 후퇴 기조가 심각하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신규주문과 생산출하가 일제히 큰 폭 하락해 시장이 우려하는 성장 하행 리스크를 확연히 드러냈다.
중국증시의 큰 문제는 지표악화에 따른 심리위축과 신뢰부족이며 여기에 위안화가치의 지속 하락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시장에서 계속 자금이 이탈하고, 이에따라 수급에 큰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 앞날에 확신을 가질 수 없게 되자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증시에서 돈을 빼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금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는 정책사이에서 큰 딜레마에 빠져있다. 금리와 지준율 인하, 위안화 절하라는 경제 증시 부양책은 위안화 자산 약화 우려를 초래, 일어나지 말아야 할 국제 자금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와 지준율 인하 후 첫 개장일인 26일 중국 증시는 오히려 지수가 1.27%하락하면서 아주 냉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총 22차례의 금리인하중 이틑날 주가가 오른 날이 절반 정도였다는 통계를 감안하면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다. 2012년 4조위안의 부양책이 종료된 이후 금리와 지준율이라는 통화수단은 이미 시장 부양에 그다지 유효한 카드가 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중국증시가 살아나려면 경제지표 개선과 미국금리인상 등 국내외적 요인과 함께 시장을 짖누르는 불확실성이 해소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당국이 아무리 부양책을 내놓는다 해도 시장 회복이 쉽지않고 설령 약효가 들어도 효력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전망이다. '당분간 A주 투자는 인내심 싸움이 될 것'이라는 중국 증시 전문가 진단이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