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1~10월 북미시장서 40% 성장..벤츠ㆍ캐딜락은 판매 급감
[LA(미국) 뉴스핌=김기락 기자]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막된 LA오토쇼는 럭셔리 자동차의 경연장이 됐다. 친환경 및 고효율 자동차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속에 럭셔리 자동차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총 30여개 완성차 업체가 참가한 이번 LA오토쇼에서 13개 고급차 브랜드는 메인 전시관인 사우스홀(South Hall)의 절반 정도 공간을 차지하며 다양한 럭셔리 자동차를 선보였다.
◆ 럭셔리카 대거 전시…美 자동차 시장 성장세 반영
아우디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오토쇼에 S8을 선보였다<사진 = 김기락 기자> |
일본차 브랜드도 럭셔리 자동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렉서스는 스포츠 세단 IS-F를 비롯해 LS460, ES300h 등을 전시했고, 인피니티는 QX30, Q70 L 등을 선보였다. 혼다의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는 NSX 등 전시했다.
또 미국을 대표하는 고급차 브랜드인 캐딜락, 영국 재규어-랜드로버, 스웨덴의 볼보 등 각국의 고급차 브랜드들도 럭셔리 자동차를 통해 고급차 시장 패권을 노리고 나섰다.
이날 선보인 럭셔리 자동차는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전체적인 성장세와 함께 고급차 시장의 확대 추세를 대변하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를 발표, 고급차 시장을 정조준한 점은 전 세계 트렌드와 고급차 시장 성장세에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정보제공 업체인 오토데이터(Autodata)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자동차 월간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18만2000대를 달성했다. 이는 15년 만에 월간 판매 최고치다.
또 올들어 10월까지 판매는 1450만79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이 추세대로 볼 때 오는 12월까지 총 1700만대 판매를 넘어설 전망이다.
◆ 美 고급차 시장, 제네시스 뜨고 벤츠 지고
시장조사업체 IHS 분석에 따르면 미국 고급차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크게 위축됐으나, 이후 2010년부터 성장세가 시작돼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CAGR) 10.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 전체 성장률(연평균 8.1%)과 대중차 성장률(연평균 6.0%)을 크게 상회하는 등 지난해부터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 고급차 시장의 성장률이 전체 승용차 시장 성장률인 5.8%를 훌쩍 뛰어넘는 8.6%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중차 성장률(5.4%)과 비교 시 확연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단적으로, 현대차의 2세대 제네시스는 미국 미드 럭셔리 세단 베스트셀링 탑5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제네시스는 2만726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2%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1위인 벤츠 E 클래스는 3만9986대를 판매했으나 30% 가까운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BMW 5 시리즈도 17% 떨어진 3만6531대에 그쳤다. 3위인 제네시스는 5 시리즈와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등 세계 명차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달 초 제네시스 브랜드 발표회에서 “새로운 시작이 그렇듯 저 역시 설렘과 떨림이 교차하고 있다”며 “상품에 대한 자신감은 있으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현대차는 서두르지 않고 내실을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 2008년 1세대 제네시스(BH)와 2세대 제네시스(DH)가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안착한 만큼, 브랜드 발표에 대해 청신호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 차종 제네시스(BH, DH)만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를 본격적으로 론칭했다”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가 고급차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