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및 투자심리 위축으로 양극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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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경기도 용인과 파주를 중심으로 아파트 미분양이 늘자 주택경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공급에 나서면서 주택 수요층이 많이 줄어든 것이 미분양의 원인으로 꼽힌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주택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미분양 확산 이유로 거론된다.
20일 부동산 및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파주시, 용인시, 김포시 등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청약 미달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미분양 우려가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도 파주다. 2기 신도시인 운정신도시를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잇달아 분양에 나섰지만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효성은 파주시 조리읍에 짓는 ‘해링턴플레이스’를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접수했다. 총 490가구 모집에 청약자는 4명에 불과했다. 주택형을 수요가 많은 전용면적 59~71㎡로 구성했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앞서 분양한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는 총 1956가구 분양에서는 946명이 청약 접수하며 0.4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접수 전 견본주택엔 2만영이 넘는 인파가 몰렸지만 대규모 미달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파주지역의 미분양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분양이 쌓이는 상황에서 추가 분양이 적지 않다. 이달 현대건설은 파주에서 ‘힐스테이트 운정’을 분양한다. 최근 신규 아파트 중 최대인 2998가구에 달한다. 더욱이 '대체'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김포한강신도시에서도 분양 예정 물량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때문에 파주와 김포 모두 주택분양시장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내집마련 수요자들의 인기 주거지역인 용인 분양시장도 불안하다. 서울 및 분당 출퇴근 수요가 노리는 수지구 분양단지는 거의 자취를 감춘 가운데 농촌지역 분양 단지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기흥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1666가구 모집에 418가구가 미달됐다. 이 단지는 경부고속도로 수원나들목과 가까워 자동차 교통여건이 좋은데다 수원 영통지구와도 가까워 비교적 입지가 나쁘지 않은 곳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실제 청약에서도 부진한 성적으로 거둔 것.
구시가지와 가까운 곳의 청약 실적은 더 부진한다. 동원개발이 경기도 용인시 역북동 역북도시개발사업지구 A블럭에 짓는 ‘용인 역북 명지대역 동원로얄듀크’는 지난 19일 청약 1순위를 접수한 결과 총 839가구 모집에 61명이 신청했다.
같은 날 청약을 접수한 GS건설의 ‘용인 동천 자이’는 1437가구 모집에 76가구가 2순위 접수로 넘어갔다. 2순위 청약을 마친 용인 고림지구 ‘양우내안애’는 736가구 모집에 26가구가 남았다. 청약 1순위에선 분양가구의 절반이 넘는 물량이 미달됐다.
이같은 미분양 주택 증가는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란 평가가 많다. 전국 아파트의 일반 공급물량은 지난 9월 2만5449가구에서 10월에는 4만1422가구로 62.8%나 늘었다. 반면 1순위 청약자 수는 지난 9월 41만222명에서 10월에는 35만5911가구로 13.2% 감소했다.
미분양 가구는 9월 말 기준 총 3만2524가구로 전월 3만1698가구 대비 2.6%(826가구) 증가했다. 최근 아파트 공급이 급증했다는 점에서 연말에는 미분양 가구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투자자문사 리얼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실장은 “올해 분양 물량은 평년의 20~30% 많은 50만 가구에 달할 전망”이라며 “저금리와 전세난에 청약시장이 호황을 누렸지만 공급물량이 쌓이면서 그 기세가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권 및 강남 재건축 시장은 열기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그 외 지역은 조정을 겪을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는 것은 주택 경기가 꺾이는 '전조'리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급과잉에다 미국발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어 주택시장이 다시 침체될 것이란 진단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이 크게 증가해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심리도 소폭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