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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4수만에 상하이증시 입성한 국유 영화사 차이나필름

기사입력 : 2016년08월11일 14:12

최종수정 : 2016년08월11일 14:16

화이브라더스 등 민간영화사와 불꽃 경쟁 예고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10일 오전 11시4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차이나필름 오프닝 로고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영화 산업계의 '노장' 격인 차이나필름(600977.SH)이 9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차이나필름 주가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상장 첫거래일 상승 상한폭인 43.96%나 치솟았다. 차이나필름은 이번 상장을 통해 40억위안(약 6617억원)을 조달해 중국 영화 업계 최대 규모 IPO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신규상장 기념식에는 궁리(鞏俐), 시메이쥐안(奚美娟), 황샤오밍(黃曉明), 차이밍(蔡明)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는 영화배우 수 백명이 참석 차이나필름의 상장을 축하하기도 했다. 차이나필름의 투자자도 아닌데도 기라성 같은 배우가 기념식에 총출동했다는 것은 중국 영화계에서 차이나필름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 잘 보여준다. 

시장도 차이나필름의 상장에 주목했다.연간 박스오피스 매출이 440억위안(약 7조2600억원)을 넘어서며 중국이 세계 2대 영화 시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유 자산 배경의 영화 기업이 업계 최대 규모의 IPO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차이나필름은 중국 국유 영화 기업 중국전영유한공사(중궈뎬잉, 中國電影 China Film Group )의 자회사로, 이번 상장은 중국 국유기업 개혁이 영화 문화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전영유한공사(이하 차이나필름)는 중국국제TV총공사, 중앙방송미디어발전공사, 창잉그룹, 장쑤라디오TV그룹, 중국연합네스워트통신그룹, 베이징거화유선TV네트워트유한공사, 후난TV라디오방송유한공사의 7개 기업이 2010년 공동으로 설립한 국유 영화사다.

9일 상하이거래소 상장기념식 <사진=증권시보망>

 

9일 상장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낸 중국 유명 배우 궁리(오른쪽) <사진=증권시보망>

12년에 걸쳐 상장 3번 고배, 4번째 상장 대박 

차이나필름에 있어 이번 상하이증시 상장 성공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증시 상장 추진 12년만에 맺은 결실이기 때문.

차이나필름은 지난 2004년 홍콩거래소 상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 정부가 외자기업의 중국 문화 미디어 기업 투자를 제한했기 때문에 차이나필름의 홍콩IPO 시도도 결국 물거품이 됐다.

2008년 차이나필름은 상장 재추진에 나섰다. 그러나 때마침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악재로 인해 또 다시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는 사이 중국 민간 영화기업 화이브라더스가 2009년 선전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 '중국 엔터주식 1호'의 자리도 빼앗기게 됐다. 이후 화처미디어, 인라이트 미디어 등 민영 영화기업이 줄줄이 증권 시장에 상륙하며 영화 엔터테인먼트 분야 자본시장을 민간기업이 장악하게 됐다.

2014년 차이나필름은 또 다시 상장신청서를 제출하지만 2015년 구비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상장 심사가 중단, 결국 3차 상장 시도도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올해 다시 상하이 증시의 문을 두드렸고, 시장 안팎에선 차이나필름의 '상장 대박'을 점치는 전망이 확산됐다. 시장의 예상대로 9일 차이나필름은 상하이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지난 3번의 실패를 통해 상장 경험을 충분히 쌓았고, 최근 중국 영화 시장의 고속 성장에 힘입어 실적도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

2013~2015년 차이나필름의 주영업 분야인 영화배급과 상영의 영업수입은 각각 45억6300만위안, 59억6000만위안, 72억9700만위안으로 1.82%, 30.61%, 22,4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화배급과 상영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43%, 82.25%, 81.14%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말 기준, 차이나필름은 극장체인 3개와 99개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4개 극장체인과 13개 영화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차이나필름 산하 극장의 박스오피스 수입 규모는 전국 박스오피스 매출의 30%에 육박한다.

차이나필름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영화 사업 체인 확충에 투자할 방침이다. 영화배급 분야에선 배급 루트를 확대하고, 영화 상영 부문에선 영상기술 연구개발, 영화 관련 상품 개발, 영화 산업 인재 육성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 화이, 인라이트 등 민영 영화사와 '진검승부' 기대, 승률 높지는 않아 

차이나필름이 운영하는 영화관

차이나필름은 한때 중국 영화 문화 산업 시장을 주도하며 영화업계의 '큰 형님'으로 불리며 중국 스크린을 장악했다.

그러나 중국 영화 산업의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민간 기업인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 인라이트미디어(光線傳媒) 등의 급성장세에 밀리며 영화계 1인자의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2013년 차이나필름의 총자산은 79억3600만위안으로 전체 영화 관련 기업 중 1위를 차지했지만, 불과 2년 후 화이브라더스, 완다시네마의 자산 규모가 급증하며 3위로 밀려났다. 2015년 기준 차이나필름의 총자산은 108억9100만위안, 화이브라더스와 완다시네마는 각각 178억2800만위안과 154억5900만위안이다.

이번 상장 성공으로 차이나필름이 영화업계 1인자의 '왕좌'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시장 관계자들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차이나필름은 국유 자본의 '신분'을 가지고 있어 영화 시장 전반에서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 시장의 시장화 수준이 높은 현재 실력있는 민간 기업을 추월하기란 쉽지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차이나필름의 시장 지위가 상당부분 정책적 혜택에 기댄 점이라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차이나필름은 화샤필름(華夏電影)과 함께 수입영화 배급을 독점하고 있다. 차이나필름이 제출한 IPO 신청서를 보면, 수입영화 배급으로 인한 매출과 수익이 차이나필금 전체 영업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다.

만약 중국 정부가 영화 시장을 개방, '1개 수입사, 2개 배급사'의 시장 구도가 깨지게 된다면 차이나필름은 큰 타격을 피하기 힘들게 된다.

영화 제작 방면에서도 시대에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이나필름이 제작하는 영화는 대부분 대형 블록버스터나 유행에 편승한 영화가 대부분이다. 국유기업 지분이 높은 탓에 영화 제작에 있어 보수적인 성향을 유지할 수 밖에 없기때문.

중국 영화 산업 관계자는 "차이나필름에 있어 상장은 양날의 검과 같다. 중국 영화 시장의 성장과 차이나필름 고유의 시장 지위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영화 제작 측면에서 민간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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