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 실적 제외하면 영업익 뒷걸음…하반기 광고 사업 재편 '속도'
[뉴스핌=최유리 기자] 카카오가 올해 2분기 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 효과로 매출 덩치를 키우고도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로엔 덕에 콘텐츠 사업 매출이 대폭 늘었지만 이를 빼면 시장의 눈높이를 밑돈 성적표를 받아들면서다. 특히 상반기 내내 광고 사업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CI=카카오> |
11일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2.8% 증가한 2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65억원으로 66.2% 늘었다. 지난 3월 카카오와 한 신구가 된 로엔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크게 늘었다.
반면 로엔 효과를 제외한 카카오의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매출은 2661억원으로 17.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24.6% 감소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당초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3619억원과 132억원으로 내다봤다.
사업별 매출을 보면 게임, 음악, 웹툰·웹소설, 이모티콘으로 구성된 콘텐츠 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콘텐츠 매출은 로엔을 인수한 효과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2% 껑충 뛴 1904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로엔의 온라인 음악 서비스인 멜론의 매출이 새롭게 편입되면서 콘텐츠 매출은 대폭 증가한 905억원으로 집계됐다.
게임 콘텐츠 매출은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의 해외 매출 성장이 지속되면서 45% 늘어난 783억원을 기록했다. 기타 콘텐츠 매출은 469.1% 뛴 216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지와 웹툰, 이모티콘 등의 거래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커머스 매출과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음반 유통 매출 등이 포함된 기타 매출은 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1% 성장했다.
광고 플랫폼은 지난 1분기에 이어 부진을 지속했다. 광고 매출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줄었다. 모바일 광고는 27억원으로 4% 늘어난 반면, PC 광고는 734억원으로 22.5 %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던 광고 매출 비중은 36%로 낮아졌다.
<분기별 광고 매출 추이=카카오> |
광고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카카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사업 재편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광고 상품을 효율화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각오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PC 광고가 하락하고 효율이 좋지 않은 광고들을 제거하면서 겉으로 보여지는 매출은 다소 떨어졌다"면서 "하지만 광고주들의 수요를 달성시켜주는 '목적최적화'로 시스템을 진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고를 무차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대상과 시점에 노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광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인력 영입도 진행했다. 최근 광고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여민수 광고사업부문 부사장을 영입한 것. 그는 네이버, 이베이, LG전자 등을 거친 광고전문가다.
O2O(온·오프라인 연결)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도 카카오의 실적이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올 상반기 카카오헤어샵, 카카오드라이버를 선보인 카카오는 하반기에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예고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서비스 '카카오홈클린'과 주차 서비스 '카카오파킹'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최세훈 카카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카카오드라이버 초반 성적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등 O2O는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하반기 마케팅비용 증가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늘어난 800억원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