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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에 빠진 주류업계 “만드는 것보다 짭짤”

기사입력 : 2016년08월18일 14:41

최종수정 : 2016년08월18일 14:41

세금 역차별에 ‘직접 생산’보다 ‘수입’으로

[뉴스핌=강필성 기자] 주류업계가 수입 맥주에 푹 빠졌다. 브랜드를 불문하고 저마다 앞다퉈 수입 맥주 판매를 확대하고 나선 것. 이는 수입 맥주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도 작용하지만, 맥주를 직접 생산하기보다 수입·유통할 경우 내는 세금이 적다는 점이 더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요컨대 자체 맥주보다 수입 맥주를 판매할 때 ‘짭짤’하다는 말이다.

1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사업목적에 ‘주류 수입 및 판매’를 추가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10월 2일 개최할 예정이다.

무학은 아직 구체적 사업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신사업을 수입 맥주 유통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좋은데이’ 소주를 통해 성장한 무학은 소주 외에도 과일소주, 전통주, 스파클링 와인 등을 취급하는 종합주류 회사로 성장했지만 유독 맥주에는 제품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다.

위스키, 와인, 막걸리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수입 맥주 시장은 급격하게 커지는 중이다. 지난달 대형마트에서 수입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이상 성장해 국산맥주(9.8%)를 비롯한 다른 주류를 압도했다.

주류업체들이 수입 맥주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입 맥주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무학 뿐이 아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호주의 라거 맥주 ‘투이즈엑스트라 드라이’를 수입·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하이트진로는 일본의 ‘기린’, 태국의 ‘싱하’, 프랑스의 ‘크로넨버그’ 등 3종을 수입했는데 수입 맥주를 강화하기 위해 호주의 맥주 출시에 나선 것.

맥주 수입을 하지 않았던 롯데주류도 지난 4월부터 아일랜드의 크래프트 맥주 ‘맥가글스’ 3종을 수입 판매하는 중이다. 현재는 시장의 반응을 보는 테스트 단계로 소량만 수입·판매 중이지만 반응에 따라 차후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바스’, ‘보딩턴’, ‘호가든’ 등 총 8종의 수입 맥주를 국내에 선보였다. 특히 이 중 폭발적 인기를 끈 ‘호가든 로제’는 올해 250ml의 소용량 제품 출시를 비롯해 생맥주까지 새롭게 수입·유통하는 중이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모두 자체 생산하는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자사 맥주가 아닌 해외 브랜드 맥주를 수입하고 나선 것은 수입 맥주 시장 성장과 함께 수익성이 주효했다.

수입 맥주는 국내 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금이 저렴하다. 수입 맥주는 수입 신고가에 관세를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주세를 부과하기 때문. 이에 반해 국내생산 맥주는 제조원가 뿐 아니라 판관비, 이윤까지 모두 합산한 출고가에 대해 세금을 부과해 상대적으로 세금이 높다. 무엇보다 판매 가격에 대해 자유로운 수입 맥주와 달리 국산 맥주의 경우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국세청,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

오는 2018년 한·EU FTA에 따라 주류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면 이같은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와 국산 맥주가 역차별을 받는 상황에서 자체 생산 맥주만으로는 수익을 높이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보다는 수입 맥주 브랜드를 더 알아보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맥주 수입량은 9만585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맥주 생산자들이 경쟁자인 수입 맥주를 앞다퉈 수입·판매하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며 “이런 기조가 지속된다면 결국 토종 맥주가 고사할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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