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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 '사드 구동존이' 넘어 '북핵·경제 구동화이'로?

기사입력 : 2016년09월05일 15:39

최종수정 : 2016년09월05일 18:00

박 대통령·시 주석 8번째 만남…"사드 대신 북핵·경제공조"
"북핵 해결되면 사드 철수" vs "사드로 지역분쟁 격화 우려"

[뉴스핌=이영태 기자] 중국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한중정상회담의 키워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대표되는 '구동존이'와 북핵 공조와 경제협력으로 표현할 수 있는 '구동화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4일 오후(현지시각) 주요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국제전시장에서 악수하고 있다.<출처=뉴시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5일 항저우 시후(西湖) 국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구동존이'(求同存異·공동 이익을 추구하고 차이는 남긴다)를 넘어 '구동화이'(求同化異·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며 공감대를 확대한다)를 강조했다"고 청와대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김 수석은 "사드와 관련해 한중 양국은 기본 입장에서 의견을 교환했고 후속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46분간 진행됐다.

'구동존이'는 1955년 인도네시아 반둥 회의(아시아·아프리카 회의)에서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 겸 외교부장이 처음 언급한 이후 중국 외교의 제1원칙으로 준수되고 있다. 저우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큰 틀에서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이니 지엽적인 문제는 뒤로 하고 공통점을 찾아 먼저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사드는 오직 북핵과 미사일 대응 수단으로 배치하고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3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더욱이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는)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중 간 소통을 통해서 건설적이고 포괄적으로 논의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드 배치가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등에 대한 순수한 방어적 조치임을 강조하고 북핵문제가 해결될 경우 사드 배치를 철회할 수 있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김규현 수석은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한 한중 양측의 입장은 이미 여러 기회에 걸쳐 교환한 만큼 다시 그 내용에 대한 설명보다는 왜 우리가 북한 위협의 엄중함과 시급성에 대응해 자위적 방위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사드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이 문제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지금 국제정세가 아주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이고 세계경제 회복세가 전체적으로 약하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 요소가 증가되고 있다"면서 "한중은 가까운 이웃으로, 건강한 공동 이익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정치적인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긴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한중 관계가 올바른 궤도에서 안정되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 발전을 위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사드와 관련해 두 정상은 양측 기본 입장에 따라 의견을 교환했고, 여러가지 후속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 시 주석 "부정적 요인 억제하자" vs 박 대통령 "중국과의 관계 고도로 중시"

한반도 사드 배치로 대립하고 있는 양국 정상이 '구동존이'를 넘어 지향할 '구동화이'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결국 한중 간 경제협력 강화와 북핵문제다.

경제협력과 관련, 김 수석은 양 정상이 ▲다양한 전략적 소통체계 심화발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산업협력단지 투자협력 기금 조성 ▲제3국 공동진출 ▲인문 유대 강화 및 인적교류 증진 등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외교관계 수립 이후 24년간 양국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며 양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 주었다"면서 "중한 관계의 발전이 어렵게 이뤄진 만큼 중한이 부정적인 요인을 억제하고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특히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상대국의 핵심이익 존중 ▲'구동존이' 노력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양호한 환경 조성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이익 확대 등을 제안했다.

북핵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선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 비핵화와 반도의 평화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지지해 왔다"며 "6자회담의 틀내에서 각 당사국이 균형적으로 지엽적인 것과 근본적인 것을 함께 해결해 반도(한반도)의 장기적인 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안까지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양국이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소통과 대화를 강화하자"며 "양국관계가 '구동존이'를 넘어 '구동화이'를 지향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더불어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면서 "쌍방은 내년 한중수교 25주년을 계기로 양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더욱 심화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취임 후 8번째, 올해 들어 두 번째 가진 시 주석과의 한중정상회담은 '사드'라는 갈등요소를 유지하면서도 '북핵'과 '경제'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게 양국 간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다시 확인한 만남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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