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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 흔들리는 한·중 경협, 중국시장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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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순항 한·중 경협 사드에 발목
중국 진출 한국기업 사반세기 성적표

필자가 처음 중국에 간 것은 1989년 8월 19일이었다. 체육부 기자로서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남녀 핸드볼선수권대회 취재를 위해서였다. 당시는 톈안먼(天安門) 광장에 나왔던 대학생 시위대를 인민해방군이 출동해 무력으로 진압한 이른바 톈안먼 사태(1989년 6월 4일)가 일어난 지 2개월이 지난 때였다. 베이징 시내 곳곳에 총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선수단 숙소였던 베이징 전람관 맞은편의 시위안(西苑)호텔 관계자는 선수단 덕분에 톈안먼 사태 이후 처음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경기장 부근 공원에 들렀는데 늙수그레한 할아버지가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 서울에서 왔다고 했더니 남조선에서 왔냐고 하면서 한국전쟁 때 참전해 서울까지 가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9월 1일 대한항공 전세기로 귀국했을 때 김포공항 출입기자들이 사상 첫 중국을 오간 전세기를 취재한다며 몰려왔던 게 기억에 남는다. 

1992년 한중 수교 <사진=바이두(百度)>

지금 와서 보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중국 참가는 한·중 수교의 예고편이었다. 중국이 우리 국적기에 대한 중국 전세기 취항을 공식 허용한 것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우리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톈안먼 사태 여파로 서방 국가가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경제 제재 조치를 단행한 터라 중국으로서는 이를 풀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당시 덩샤오핑(鄧小平)은 1985년 한국과의 수교가 아시아 4마리 용인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기대할 수 있고 한국과 대만의 외교를 단절시킨다는 점에서 중국 입장에서 잃을 게 하나도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반발을 어떻게 다독거리느냐가 고민이었다. (중국은 첸치천 당시 외교부장을 1991년 북한에 보내 김일성에게 한·중 수교 사실을 사전에 알리고 양해를 구했다). 1992년 8월 24일 역사적인 한·중 수교가 이뤄졌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막후에서 열심히 뛰었다. 특히 SK그룹은 당시 최종현 회장이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의 사돈이라는 특수관계인 덕분에 한·중 수교를 위한 밀사 역할을 맡았다.

한·중 수교는 중국의 우리나라 호칭을 남조선에서 한국으로 바꾼 것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우리 기업들에 제공했다. 현대자동차는 2002년 10월 베이징시가 최대주주인 베이징자동차와 50 대 50 합작으로 베이징현대자동차를 세웠다. 당시 필자는 착공식을 앞두고 베이징자동차 공장을 찾았다. 사무실에는 중국인 직원들이 난로 옆에 둘러앉아 고구마를 한가롭게 구워먹고 있었다. 철밥통이라는 국영기업 노동자들이라 생산성이나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이런 분위기 탓에 아무리 현대지만 자동차를 제대로 생산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공장 근로자들도 얼마나 자동차를 잘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출범 이후 현대속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단기간에 자리를 잡았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진출 15년 만에 800만대가 넘는 자동차를 팔았다. 2016년 114만대를 팔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6위를 차지했다. 베이징 근교인 순이(順義)구에 공장 3개를 지은 데 이어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 충칭(重慶)직할시에 모두 5개 공장을 세웠다. 베이징의 공장 3곳은 12개 차종 105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창저우 4공장(30만대)과 충칭 5공장(30만대)까지 합치면 생산능력은 165만대로 늘어난다.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고전하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 3월에는 지난해 3월보다 절반 이상 판매량이 줄었다. 5월에는 판매량이 5만5010대로 늘었지만 지난해 5월보다 38.9% 줄어든 양이다. 전체 순위는 13위로 밀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그동안 중국에서 선전했다. 한때는 애플과 함께 중국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할 정도였다. 하지만 올 1분기(1~3월) 판매 실적을 보면 중국 로컬 브랜드인 화웨이, 신흥 주자인 오포와 비보가 1, 2, 3위를 싹쓸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4분기 6위에서 8위로 밀렸다. 삼성 갤럭시노트 7 실패로 타격을 입은 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에서 강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세운 반도체 공장은 잘나가고 있다. 이 공장은 삼성의 중국 투자 가운데 최대인 70억달러(약 8조원)를 들여 2014년 5월 가동을 시작했다. 차세대 반도체 주력제품인 3D 낸드플래시를 월 12만장씩 생산하고 있다. 삼성은 우리 돈 10조원을 들여 시안 반도체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IT 산업이나 전자 업종에는 반도체가 결정적인 만큼 적어도 삼성 반도체는 사드 보복 조치의 무풍지대인 셈이다.

SK그룹은 한·중 수교에 많은 역할을 한 만큼 우리 기업 가운데 중국 진출이 가장 빨랐다. 하지만 SK의 주력업종인 통신, 석유화학은 국가기간산업인 만큼 파트너를 잡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SK텔레콤은 2007년 중국 2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 지분 6.6%를 확보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지만 2009년 보유 지분 전량을 팔아야 했다. 중국 정부가 통신업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SK는 갖고 있던 주식을 팔 수밖에 없었다. 석유화학 업종 합작 투자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베이징의 대표적인 거리인 창안제(長安街)의 본사 건물을 2008년 사들인 것이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그동안 건물 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유통업체인 이마트는 1997년 상하이에 처음 진출했다. 하지만 20년 만에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에 진출한 이후 한때 매장이 30개 가까이 늘었지만 지금은 6개만 남아 있다. 이마트가 중국 시장을 떠나기로 한 것은 적자가 쌓이고 있고 개선 기미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사드 보복 사태로 사업 환경이 악화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파악하기로는 이마트 실패는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일단 중국 사업을 접었다가 다시 진출하는 과정에서 이미 목 좋은 곳을 까르푸 등 다른 경쟁 업체에 내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실적 부진, 현지 경영진 문책의 악순환이 이어져 결국 시장 철수에까지 이른 것이다. 필자는 2008년 베이징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이미 중국 시장이 베트남보다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또 다른 유통업체인 롯데마트는 사드의 직접적인 피해자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롯데가 성주 골프장 부지를 사드 기지로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사람들이 끈질긴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의 99개 중국 매장 가운데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위생검사나 소방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롯데는 중국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중국 유통시장이 경쟁이 치열하기는 하지만 버틸 때까지 버티면서 훗날 기회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주로 현지 공장을 세우는 것이다. 상당수는 한국에서 원자재를 들여가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제3국으로 수출한다. 중국의 값싼 인건비를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근로자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단순 임가공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우리나라 섬유공장 대부분이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싼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로 공장을 옮겼다. 또 다른 방법은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들고 직접 파고드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빼어난 마케팅 능력을 갖춰야 한다. 대표적으로 화장품을 들 수 있다. 물론 사드 문제로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화장품은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필자는 처음 중국을 드나들 때 여성들이 민낯으로 다니는 것을 보고 화장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화장품을 살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우리의 중국 수출 증가율은 갈수록 줄고 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2016년 엔 2015년보다 9.3%나 줄 정도로 부진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한국산 완제품이나 중간재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6.0%, 2016년 25.1%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수출은 주춤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결론적으로 한·중 수교 이후 25년간 우리나라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성적을 매긴다면 A+를 주고 싶다. 그동안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구가 많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우리 기업들은 사업 기회를 제대로 활용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의 경제 구조가 변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투자와 수출에 의존했던 경제성장을 내수시장 활성화에 따른 소비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 기업들은 갈수록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면서 우리 기업을 위협하거나 이미 따라잡은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인가. 사드 변수와 같은 경제외적인 악재가 언제든 터질 수 있다. 결국 끊임없이 경쟁력을 높이고 중국 시장과 중국 소비자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다국적기업, 중국 현지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홍인표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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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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