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형 상무 지분 꾸준히 늘려…오빠들과 '후계 경쟁'
[편집자] 이 기사는 9월 19일 오후 2시5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정탁윤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회장 박찬구)의 3세 경영 후계 구도가 안갯속이다. '형제 공동 경영'의 전통이 깨진 금호그룹에서 박찬구 회장의 외동딸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에는 박 상무외에 친오빠인 박준경 상무(수지해외영업 담당)와 사촌오빠인 박철완 상무(고무 해외영업 담당) 등 금호가 3세들이 나란히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19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박주형 상무는 최근 회사 주식 100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박 상무는 '딸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수 없다'는 금호가 전통을 깨고 지난 2012년 처음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수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올해만 벌써 다섯 차례에 걸쳐 금호석유 주식 1만8000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박 상무의 지분율은 0.77%(23만4953주)로 늘어났다.
친 오빠인 박준경 상무(7.17%)나 사촌 오빠인 박철완 상무(10.00%)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 하지만, 금호석유화학그룹 안팎에선 향후 박주형 상무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아버지인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 지분율은 6.69%다. 박 상무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고 박 회장이 향후 지분을 물려줄 경우 오빠들과의 지분 경쟁도 가능해 진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그러나 "앞으로 지분 만큼 회사에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이자 책임경영의 일환이지 지분 경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980년생인 박 상무는 이화외고와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 학교에서 실내디자인 과정을 수료했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에 입사해 일반 관리업무 및 화학제품 영업부서 등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5년 7얼 금호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하며 금호가 첫 여성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두 오빠들에 비해 입사가 늦은 박 상무는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핵심 부서에서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2015년 박 상무가 입사할 당시 금호석유의 구매 담당 비리가 적발돼 박찬구 회장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딸에게 관련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찬구 회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딸인 박 상무의 경영 참여에 대해 "다른 기업에서는 여성이 경영에 많이 참여하지 않나"며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해 박 상무의 경영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향후 후계 구도와 관련 현재 지분율만 놓고 보면 사촌 오빠인 박철완 상무가 가장 앞선다. 박 상무는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이다.
박 상무는 연세대학교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2009년 금호그룹의 이른바 '형제의 난' 이전만 하더라도 박 상무는 셋째 작은 아버지인 박삼구 회장(금호아시아나그룹)쪽에서 일했다. 그러다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 사태가 터지며, 넷째 작은아버지가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으로 회사를 옮겼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아버지(박정구 회장)가 2002년 돌아가신 이후 금호석화와 금호산업 주식을 모두 상속받았다"라며 "2009년 형제의 난 이전에는 박삼구 회장쪽에 있다가 2010년 워크아웃 당시 박삼구 회장쪽과 갈등으로 금호석화로 왔다"고 귀띔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