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하 효과 저울질 분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금 인하 방안에 따른 시장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뉴욕증시의 대형주와 소형주가 나란히 최고치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특히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가 전날에 이어 최고치에 오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방안이 의회에서 승인될 경우 중소기업의 반사이익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0.49포인트(0.18%) 오른 2만2381.20에 마감했고, S&P500 지수가 3.02포인트(0.12%) 오른 2510.06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0.19포인트(0.00%) 강보합을 나타내며 6453.45에 머물렀다.
러셀2000 지수는 전날보다 3.78포인트(0.25%) 상승하며 1488.60에 거래, 또 한 차례 고점을 높였다.
주요 지수의 등락이 지극히 제한적이지만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내놓은 세제 개혁안을 저울질하는 데 투자자들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행 35%의 법인세율을 20%로 떨어뜨렸을 때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사자’가 몰리는 양상이다.
이날 도이체방크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에너지 섹터의 수익성 및 주가 상승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관련 업체들의 법인세 부담이 38%에 달해 세금 인하에 따른 효과가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IT와 헬스케어 섹터의 법인세는 23~24%로 낮은 만큼 세제 개혁안에 따른 실질적인 과실을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날에 이어 소형주의 인기몰이 역시 법인세 인하 기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월가의 판단이다.
차이킨 애널리틱스의 마크 차이킨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세금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에 속속 반영되고 있다”며 “러셀2000 지수의 상승이 이를 반영하는 단면이며, 이 같은 추세는 연말까지 증시 전반의 상승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에서도 세금 인하와 관련해 긍정적인 의견이 제시됐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세금인하에 따른 실물경기 향상으로 3% 선의 성장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인세를 대폭 떨어뜨린 데 따른 연방 정부 적자 확대를 우려하는 의견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도이체방크의 짐 라이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것인지 우선 지켜볼 일”이라며 “법인세의 경우 큰 폭으로 손질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 소득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맥도날드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롱바우 리서치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데 따라 맥도날드는 2% 이상 랠리했다. 맥도날드의 강세는 이날 다우존스 지수 상승에 크게 힘을 실었다.
록히드 마틴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20억달러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0.4% 완만하게 하락했고, 길리드 사이언스는 케빈 영 최고운영책임자의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5% 가까이 급등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수정치 3.0%에서 3.1%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2분기 미국 경제는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반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7만2000건으로 전월 대비 1만2000건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