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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폭 리더십' 권오현 '돌연 사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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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성장동력 발굴 시급,대외활동 총괄까지 '부담'
경영진 쇄신 신호탄..."오래전부터 고민"

[뉴스핌=황세준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총수 부재 공백을 메꾸며 '광폭 리더십' 행보를 보인 그의 이같은 결정에 재계는 의아하다는 반응과 함께 배경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 및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삼성전자 이사회 임원 및 의장직 등 모든 자리에서 내년 3월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라며 "엄중한 상황에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총수 부재로 혼란에 빠진 삼성전자를 이끌면서 리더십을 보여 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1심 재판에서 실형을 받았을 때는 "흔들림 없이 진실 밝혀지길 기다리자. 경영진도 비상한 각오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독려했다.

평택과 화성 반도체사업장에 대한 투자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까지 21조4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단행해 3차원 낸드플래시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미국 오스틴에 소재한 반도체 공장에 대해서도 2020년까지 15억달러(1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매분기 갈아치우고 있다. 그러나 그는 사임 이유를 밝히면서 "지금 최고의 실적을 내는 것은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이라며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정한 '5대 신수종 사업'에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5대 신수종 사업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가지다.

이들 5대 사업을 2020년 매출 5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같은 목표 달성은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2020년을 3년 앞둔 현재, 살려야 할 사업과 발을 빼야할 사업을 서둘러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화학과 방산 계열사를 매각하고 전자를 중심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해 온 것도 미래 준비를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재계와 삼성 일각에서는 권 부회장이 회사의 '얼굴'로서 역할이 커진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는 말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CEO로서 사업에만 집중해왔는데 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대관 조직을 없애면서 그 역할까지 권 부회장이 떠안았다는 것이다. 권 부회장이 챙겨야 할 국내 사업장만 수원, 기흥, 화성, 평택, 탕정 등 5곳에 달한다.

실제 권 부회장은 신정부 출범 이후 각종 행사에 대표자로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 미국을 방문해 민간 경제외교 활동을 펼쳤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국내에서 잇따라 만나 목소리를 냈다. 오는 16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도 채택된 상태다.

권 부회장 사임에 대해 '이건희 세대' 경영진 퇴진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미 그룹  2인자였던 최지성 부회장(전 미래전략실장)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물러났다.

권 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삼성에 입사해 이건희 회장의 신임을 얻으며 부회장에 오른 엔지니어 출신 CEO다. 과거 "이건희 회장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권 부회장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 사퇴와 관련한 이해를 구하고 후임자도 추천할 계획이다.

재계는 삼성 사장단 중에서 권 부회장 후임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반도체 총괄을 맡고 있는 김기남 사장(1958년생), 종합기술원장을 맡고 있는 정칠희 사장(1957년생) 등이 후보군이다. 전혀 새로운 인물이 추천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올해말 추가 임원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구체작인 인사 시점이나 규모 등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더 이상 인사를 미루면 조직의 활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감대를 형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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