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전후 단행 전망, 구본준 색깔 반영 관심
[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전자 인사와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서 재계 시선은 LG로 모아지고 있다. 오너 4세인 구광모 LG 상무의 승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24일 재계와 LG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임원인사는 12월 1일 전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LG그룹은 매년 11월 넷째주 목~금요일경 임원인사를 실시한 전통이 있고 올해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2015년 11월 26일(목), 지난해 12월 1일(목)에 단행한 바 있다.
구광모 상무 <사진=뉴스핌 DB> |
올해 LG 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구본무 회장 아들인 구광모 상무의 승진 여부다. 그는 지난해 인사를 앞두고 전무 승진설이 돌았으나 불발됐다. 대신 구 회장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에서 지주사로 이동해 그룹의 사업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재계는 이를 두고 LG가 구 상무로의 승계작업 속도를 늦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구 상무가 최근 보유 중이던 LG상사 지분을 지주사에 모두 팔면서 다시 승계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구 상무가 LG상사 지분 매각금액을 활용해 지주사 주식이나 승계 '자금줄'로 평가받는 판토스 주식 추가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판토스는 매출의 71%를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상사 등 그룹 계열사와 거래로 올리는 알짜 회사다.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공대를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했다. 당시 그의 지주사 지분은 2.75%였다. 이후 꾸준한 매입을 통해 올해 3분기말 현재 6.24%로 높아졌다. 오너가 중 3번째로 많다.
재계 일각에서는 구본준 부회장 아들인 구형모 LG전자 과장을 승계 경쟁자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LG가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해온 만큼 경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구 과장은 개인자금으로 100% 출자한 지흥을 지주사 체제 밖에 소유 중이고 지주사 지분율은 0.6%로 미미하다.
재계는 올해 67세인 구본준 부회장이 일정 기간 후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7~8년간 신사업 및 주력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우고 구 상무는 이를 보좌하면서 경험을 쌓은 뒤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물려받는다 것이다.
7년 뒤에는 구 상무의 나이가 47세로 구본무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을 당시 나이인 50세와 비슷해진다. 구본준 부회장은 74세가 된다.
이에 따라 LG그룹 안팍에선 올해 임원인사의 폭과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종 인사권은 구 회장에게 있으나 계열사별 사정에 밝은 구 부회장이 상당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 부회장은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임원세미나에서 "핵심 R&D 인력 등 필요한 자원을 제대로 확보하고 LG 미래 사업을 이끄는 기술 융복합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임원 인사 전 열리는 통과의례인 '업적보고회'를 주재했다. LG전자와 LG이노텍·LG유플러스·LG상사·LG화학·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핵심 임원들이 구본준 부회장에게 한해 실적과 내년 신사업을 보고했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LG전자 MC사업본부의 경우 조준호 본부장(사장) 유임 여부가 관심사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 관련 임원 5명이 계약 만료 등의 사유로 면직 처리됐다. MC사업본부는 3분기 영업손실 3753억원으로 10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반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LG전자 HE사업본부의 경우 권봉석 본부장(부사장) 승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HE사업본부는 3분기 영업이익 4580억원, 영업이익률 9.9%로 분기 최대 영업이익 및 이익률을 달성했다. HE사업본부가 분기 영업이익 4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