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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뜨는 ‘소확행·가심비’ 新소비 홍대거리…취업난의 역설?

기사입력 : 2017년12월15일 14:27

최종수정 : 2017년12월15일 15:49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가성비 아닌 만족감이 소비의 기준 '가심비'
취업난 탈출에 일단 쓰고보자 '취업난 역설'도

[뉴스핌=심하늬 기자] "와 너무 귀엽다. 이게 천원이에요?"

홍대입구역 부근에 자리한 한 양말 가게. 평일 낮인데도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주로 한 켤레에 천원짜리 양말을 파는 이곳은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하루 수백 켤레의 양말을 판다.

"아저씨 양말 얼마에요?"라고 묻자, "다섯 켤레, 단돈 5000원"이라고 했다. 

홍대입구역 부근의 한 양말 가게. 심하늬 기자

추위가 한창이던 14일 오후, 젊은이들의 소비 중심지인 서울 홍대에서 소비 키워드를 검증해봤다.

천원짜리 양말·오천원짜리 목도리…'소확행' 누리는 사람들

소확행(小確幸)이란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든 말로 바쁜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을 뜻한다. 긴 불황으로 행복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미래에서 지금으로', '특별함에서 평범함으로', '강도에서 빈도로' 변화하면서 일상에서 누리는 사소한 행복감이 중요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소확행은 과거 소비 트렌드로 꼽혔던 '작은 사치'의 연장선에 있다. 커다란 행복을 찾기 힘든 대신, 지금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저렴한 소품을 파는 가게가 붐비고 있다. 심하늬 기자

이날 홍대에서 가장 붐비는 곳들은 1000원에서 5000원 내외의 양말, 목도리, 액세서리 등을 파는 가게였다. 올 겨울 새로 등장한 트렌드 상품은 5000원짜리 밍크 목도리인 듯, 대부분 상점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만원 이하의 귀걸이 등 저렴한 가격의 액세서리를 파는 상점도 여성들로 가득 차 있었다.

홍대 거리에서 소품을 판매하는 김모씨(42)는 "날이 춥지만 평일에도 장사가 꽤 되는 편"이라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여성들이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고 말했다.

불황이 무색한 캐릭터 스토어…'가성비'보다 '가심비'

상대적으로 고가인데도 손님이 많은 가게도 있었다.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카카오 프렌즈 스토어는 목요일 오후 3시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1층은 물론 2층까지 사람이 많았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객관적인 성능보다 소비자의 만족감이 소비의 기준이 되는 플라시보 소비가 2018년 소비 트렌드로 떠오를 것"이라 말했다.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價心費)를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인물, 콘텐츠, 브랜드를 소비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카카오 프렌즈 스토어의 풍경. 평일 낮인데도 손님이 많다. 심하늬 기자

실제로 그랬다. 카카오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중형 '라이언' 캐릭터 인형은 2만8000원. 실용적인 상품이 아닌데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한다. 그외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잠옷, 소품 등도 캐릭터가 그려지지 않은 동일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린다.

수능이 끝나 여수에서 친구들과 여행을 왔다는 이주현(19)양은 "서울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카카오스토어에 왔다"며 "학생에게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소품들을 보니 저절로 손이 간다"고 말했다. 이 양은 이날 이곳에서만 인형, 잠옷, 마스크 등 10만원 어치의 캐릭터 상품을 구매했다.

결국 '욜로(YOLO)'의 연장…'취업난의 역설'도

홍대에는 저렴한 소품을 판매하는 곳이나 캐릭터 상품을 파는 곳 외에 고가의 의류 등을 판매하는 편집숍 등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2018년 소비 트렌드도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연장에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2018년을 앞둔 젊은이들은 각자 자신이 소비할 수 있는 만큼 소비하며 현재를 즐기고 있다.

경기 불황과 그에서 비롯된 취업난이 이런 흐름을 부추긴다는 시각도 있다. 긴 취업난 끝에 힘들게 취업한 젊은이들이 그동안의 한을 풀듯 소비에 정진한다는, '취업난의 역설'이다.

3년의 준비 끝에 취업한 김은진(28)씨는 "불황이라지만 개인적으로는 돈이 한 푼도 없다. 돈을 벌게 돼 불황을 모르겠다"며 "사고 싶은 것은 웬만하면 사고, 가고 싶은 여행도 다 간다"며 자신의 소비 패턴을 설명했다.

한 대기업에 입사한 신모(28)씨 또한 "입사 1주년 기념 선물로 스스로 명품 파우치를 선물했다"며 "오랜 시간 돈을 맘대로 쓰지 못한 한풀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견 기업에 근무하는 조모(37)씨는 "작은 소비를 통해 행복감을 추구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회사원으로써 인생 출발기인 젊은층이 미래 삶에 대해 준비하지 않으면 인생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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