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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 출범 임박…연기금 "탁상행정+시장왜곡" 부정적

기사입력 : 2017년12월20일 14:33

최종수정 : 2017년12월20일 14:33

금융위, 기관 투자 활성화 위한 통합지수 내달 발표
기관 반응은 '시큰둥'..기존 지수 대비 변별력↓ 흥행 저조 우려

[뉴스핌=조인영 기자]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통합지수'가 내달 출범을 앞둔 가운데 부정적인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투자 당사자들인 연기금들 반응이 시큰둥한데다 '묻지마' 추종매매에 따른 시장 교란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더해 대표 지수인 코스피200과 비교해도 매력도가 크지 않아 이를 보완하는 정책 없이는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전경, 자료=한국거래소>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초 코스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통합지수(가칭 KRX250)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인덱스사업부가 개발을 주도했고 새 기준으로 선별된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이 7대 3 비중으로 담길 예정이다.

신규지수는 당초 카카오, 셀트리온 등 코스닥 대장주들의 이전상장을 막기 위해 시작됐으나 새 정부 들어 코스닥 부양 정책으로 바뀌었다. 금융당국은 통합지수 출범으로 2%에 불과한 기관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코스닥 종목 수급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관 투자 유도를 위해 정부는 코스닥 기업 투자 시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중이다.

하지만 정작 연기금 반응은 미온적이다. 수조원 단위의 자산을 굴리는 연기금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성. A 연기금 담당자는 "통합지수 및 관련 상품이 나오는 것은 투자수단 다양화 측면에선 긍정적이나 가치판단 없이 바로 들어가게 될 경우 비트코인처럼 시장 왜곡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나서 독려하는 모습은 시장 교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위적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을 동원하려 한다는 것. B연기금 관계자는 "각 사별 투자성향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이지 코스닥 부양이라는 의도로 정부가 나서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배구조상 벤치마크를 설정한다고 하더라도 절차상 위탁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사전 동의 없이는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통합지수가 기존 지수와 비교해 투자매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마이너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코스피200, 코스닥150과 단순비교가 어렵지만 (신규지수가) 당장 폭발력을 일으키기엔 쉽지 않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합친 KRX100을 내놨지만 실제 참여도는 저조했다.

업계는 기관 추종 매매에 따른 시장 교란을 우려하기도 했다. 강대권 유경PSG운용본부장은 "코스닥은 테마주가 많고 가격 자체가 오버해 가는 경향이 있다. 국민연금 등 기관이 매수하기 시작하면 개인투자자들이 추종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오버슈팅(과열)이 나오고 급락하는 등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규지수에 편입될 코스닥 종목은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주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정작 혁신성장을 이끌어야 할 중소형업체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며 "정부의 혁신성장에 맞는 종목인 지, 코스닥 버블만 일으키다 끝날 것인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신규지수 출범으로 수급 주체 안정 및 장기화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박수민 삼성운용ETF 애널리스트는 "일단 기관·외인 참여가 늘어나면 개인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수급 주체가 다변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태우 KTB운용 대표 역시 "정책 방향 자체가 장기 소외됐던 코스닥 시장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코스피200처럼 신규지수가 신뢰성 있는 지수로 안착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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