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금융관리국 과잉 유동성 해소 따른 부동산 시장 충격 주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신임 의장의 ‘데뷔’를 앞두고 월가보다 홍콩이 바짝 긴장한 표정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홍콩 달러화의 향방을 쥐고 있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통화 약세가 경기 활황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에서 파월 의장이 주도하는 첫 회의에 홍콩의 투자자는 물론이고 정책자들도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홍콩 달러와 미국 달러 <출처=블룸버그> |
홍콩 달러화는 지난 4일 미국 달러 당 7.833홍콩달러까지 밀리며 1984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달러화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 것은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최근 1~2개월 사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홍콩 벤치마크와 간극이 10년래 최고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주 회의에서 연준이 25bp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홍콩의 투자자와 정책자들은 앞으로 정책 기조에 대한 연준의 발언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시장의 예상보다 적극적인 금리인상 의지가 확인될 경우 홍콩 달러화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이 경우 금융 당국은 과잉 유동성을 해소하기 위해 통화 매입에 나서야 한다.
이는 과잉 유동성으로 활황을 연출한 홍콩의 부동산 시장과 실물경기에 일격을 가하는 연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달러/홍콩달러 환율이 7.75~7.85홍콩달러의 하한선을 찍을 경우 자국 통화를 매입해야 한다.
HKMA가 이미 통화 매입 계획을 내비친 가운데 이번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는 시장 개입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MUFG의 클리프 탠 아시아 리서치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 HKMA가 부동산 과열을 경고했다”며 “실제 과잉 유동성 해소가 단행되면 부동산 시장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파월 의장은 의회 증언에서 미국 경기 과열을 차단할 것이라고 발언, 투자자들 사이에 예상보다 공격적인 긴축이 단행될 것이라는 의견이 번졌다.
CLSA에 따르면 홍콩의 주택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13% 급등했다. 최근 10년간 상승폭은 무려 146%에 달했다.
이 때문에 미국 연준의 매파 기조가 홍콩의 자산시장의 상승 열기를 꺾어 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의 긴장감을 부추기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챙 류 애널리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긴축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은 장기간에 걸친 잠재 리스크”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