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개헌안 동시투표' 사실상 무산...'9월 개헌' 마지막 기회
야3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여야 논의 물꼬 틀 가능성
야권, "민주당 개헌할 마음 있다면 9월 개헌에 응답하라"
[서울 뉴스핌] 조정한 기자 = 개헌, 또 이대로 물 건너갈까. 문재인 대통령이 6월 지방선거·국민 동시투표를 전제로 청와대발(發)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 시한이었던 23일이 지나면서 개헌이 미궁 속으로 빠졌다. 정치권에선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9월 개헌'을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김학선 기자 yooksa@ |
여야는 지난해부터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개헌 방향을 논의 했다. 그러나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부분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논의가 멈춰있다. 여기에 4월 임시국회 일부 안건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지도부간 '개헌 소통'이 중단된 것도 한몫했다.
여야 합의로 '국회 개헌안'을 마련하길 바랐던 정세균 국회의장도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6월 개헌 불가능'을 인정했다. 그는 "국민에게 약속한 6월 개헌도 위헌 결정을 받은 국민투표법을 방치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국회의장으로서 사과드린다"고 했다.
◆ 개헌 내용 '평행선'...연동형 비례대표제 '연결고리' 될까
여권은 정치권이 국민에게 약속한 개헌 시점인 6월에 개헌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야권을 압박하지만, 정치권에선 양당 간 파격적인 양보나 합의가 없다면 '9월 개헌'도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당은 국회 국무총리 선출을 포함한 책임총리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의 총리 추천은 반대하는 입장이고 권력구조로는 대통령 연임제를 언급하고 있다. 다만, 여야가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이 제안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향후 논의 물꼬를 틀 중재안으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t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중재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또한 지난달 "모든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헌정특위 간사,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헌정특위 위원장, 김관영 바른미래당 헌정특위 간사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3당 개헌 공동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
◆ 與 "국민 열망 6월 개헌 무산" VS 野 "9월 개헌 가능"
국민투표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자 여권은 일제히 야권에 책임을 물었지만, 야권은 오히려 9월 개헌을 내다보며 여권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국회 헌정특위 간사인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24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5월 개헌안 마련, 9월 개헌안 처리'안에 대해 "한국당 안이고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의 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5월 개헌안 마련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본다"면서 "민주당도 이제 개헌을 할 마음이 있다면 '무산 책임'만 언급할 게 아니라 '9월에라도 하자'고 해야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도 통화에서 "본격적인 협상과 협의 과정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이뤄지게 되니, 특위 회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면서 합의 바탕을 준비하는 역할을 계속해서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현재 정치개혁특위에선 선거제도를, 헌법개정소위에서는 각당의 개헌안을 놓고 의견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다.
황 의원은 여당과의 논의 진전을 위해선 "우리당이 비례성 강화 원칙을 가지고 연동형 비례대표 제도를 받겠다고 했기 때문에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 변화가 있다면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지방선거 이후 진행되는 '정당 지도부 교체' 이슈가 개헌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각 당 간사 모두 "세부적인 틀을 우선 마련하면 당내 상황이나 정치 상황을 떠나 충실히 논의될 수 있다"고 논의를 촉구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