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9일 마이니치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예단할 수 없지만 북한이 변화하려는 포석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냉전구도를 끝낼 기회가 처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종석 전 장관은 "이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과거의 정상회담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며 "과거엔 남북, 북미 라는 2개의 대립 중 남북 갈등이 해소해도 본질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남북과 북미 회담이 연속돼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뉴스핌 창간 15주년 기념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윤청 기자 deepblue@ |
이 전 장관은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후 진행된 만찬에 참석했었다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의 언행을 보고 회담을 위해 상당히 준비를 많이 했다고 느꼈다"며 "핵 포기와 이후 로드맵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김 국무위원장은 만찬에서 정상회담 합의를 실천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며 "큰 결단을 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은 오는 5월 말이나 6월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있어서도 실패해선 안될 회담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총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은 승리했고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고 전략 전환을 선언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해도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국내에선 딜레마에 빠지기 때문에, 북한은 정상회담 전에 핵실험장 폐쇄를 발표하는 등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며 "굉장히 큰 '딜'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바로 이 부분이 일정을 미루던 과거의 북한과 다르다"며 "김 국무위원장이 핵포기를 결단한 게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했다.
그는 "핵을 포기하고 경제성장을 이루면 북한이 현 체재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지만 중국은 공산당 체제에서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중국을 벤치마크로 삼아 경제개방과 체제유지를 병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거라고 본다"고 했다.
때문에 이 전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요구하는 것이 새로운 안전보장체제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미 수교 더 나아가 평화협정을 체결해 경제제재를 해소해, 경제 부국에 이루는 길을 그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이종석 전 장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움직일까가 관건"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는 다시 흔들릴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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