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 소식에 장 초반 상승 흐름을 탔던 뉴욕증시가 후반 하락 반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연기될 가능성을 언급한 한편 지난 주말 관세 보류를 골자로 한 중국과 무역 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2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78.88포인트(0.72%) 떨어진 2만4834.41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는 8.57포인트(0.31%) 내린 2724.4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5.58포인트(0.21%) 하락하며 7378.46에 마감했다.

국내외 정치권에서 나온 소식에 주가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연출했다.

중국 정부가 7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섹터를 중심으로 상승 탄력을 받았던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후퇴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한 가운데 내달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근 돌변한 김 위원장의 태도가 실망스럽고, 일괄 비핵화라는 전제 없이 회담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와 함께 중국과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해서도 불만을 털어 놓았다. 연간 총 1500억달러에 달하는 관세 부과를 보류한 결정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

또 중국 통신사 ZTE의 제재 완화에 대해서도 결정한 바가 없다고 말해 앞서 경영난에 처한 업체의 구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과 상반되는 목소리를 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관련 불확실성을 재점화시켰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프 크라비츠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휴전 선포에 안도 랠리를 보였던 증시에 다시 브레이크가 걸렸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핵 문제와 이란 제재를 둘러싼 쟁점이 투자 심리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는 지적이다.

바잉엄 오스본 앤 스카보로의 제니퍼 엘리슨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증시 주변의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됐다”며 “이 때문에 거래 규모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자동차 섹터가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의 관세 인하 소식에 제너럴 모터스(GM)가 1% 이내로 상승했고, 포드가 0.5% 가량 올랐다. 반면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는 3% 가까이 급락했다.

JP페니가 7% 선에서 급락했고, 콜스와 로우스가 각각 7% 떨어지는 등 유통 업계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과 이익 전망 상향에 기대 8% 가까이 랠리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1% 가까이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