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번 주는 세계경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한 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주 발표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결정이 앞으로의 세계경제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중국만 제외하면 대부분의 발표는 시장에서 큰 소요를 일으키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를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 연내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 계획을 발표했으며 일본은행은 경기부양책을 유지했다.
가장 의외의 결정을 내려 시장 변동성을 유발한 곳은 중국 인민은행이다. 인민은행은 연준의 긴축 행보를 따르지 않았다.
현재 미국 외 대부분 지역에서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관세 결정을 내린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중앙은행들의 결정에 미달러는 2016년 이후 최대 주간 오름폭을 기록한 반면, 신흥 시장은 전 세계적 긴축 기조에 취약한 양상을 보였다.
우선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고 정책위원들은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3월에는 세 차례가 예상됐는데 이보다 한층 매파 기조가 나타난 것.
미국 경제지표는 연준의 이같은 결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6년여 만에 가장 가파르게 상승했고 소매판매도 예상보다 큰 폭 증가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는 매파와 비둘기파 행보를 모두 보였다. ECB는 자산 매입 규모를 9월까지 300억유로로 유지한 후 10~12월에는 150억유로로 줄인 뒤 12월 말에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현행 사상최저 금리가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혀, 급격한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제시함과 함께 이제 통화정책이 금리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악화되는 유로존 지표는 ECB의 긴축 행보를 뒷받침하고 있지 않으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또한 한동안 경제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은행은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하향 수정하면서 긴축 행보에 있어 가장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행은 국채 수익률 통제 목표와 자산매입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전망치를 이전 약 1%에서 0.5~1%로 하향 수정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연준의 긴축 행보를 따르지 않고 금리를 동결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산업생산, 소매판매, 투자 등의 지표가 모두 성장 동력 약화를 가리키고 있으며 미국과 무역전쟁 우려를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강 인민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신흥국들은 주요국들의 결정 앞에 추풍낙엽 신세다.
아르헨티나는 주요국들의 긴축 행보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IMF와 구제금융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
호주준비은행(RBA)도 당분간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임금상승세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헝가리 중앙은행은 포린트화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요원해지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체코 중앙은행은 당초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 궤도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오르지 않으면 긴축 계획을 무산시킬 수 있다.
인도준비은행(RBI)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돼 금리인상이 예상되며, 파키스탄은 지난해 12월 이후 세 차례나 루피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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