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댈리 "北, 협상 끌면서 사실상 핵국가 책략"
에반스 리비어 "中, 쌍중단 얻은 김정은에 제재완화 선물 줄 것"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미국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미 간 진행되고 있는 비핵화 회담이 장기화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댈리 우드로윌슨센터 소속 키신저미중연구소소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서 "국제사회가 보기에 미국과 북한이 동등한 관계에서 추진하는 단계적 비핵화 과정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말했다.
댈리 소장은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간을 벌수 있도록 미북 핵 협상이 신속하게 마무리되길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핵 협상이 오래 지속될수록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확산을 하지 않도록 억지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중정상회담을 마치고 주중국 북한대사관을 방문, 직원들을 격려한 뒤 떠나고 있다. 김 위원장 오른쪽에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댈리 소장은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는 북한의 참담한 인권 유린 등에도 불구하고 그를 ‘정상국가 지도자’로 보이게 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합리적이고 절제된 모습을 보일수록 미국이 최대한의 대북 압박 정책을 유지하고, 미국의 선제타격 혹은 예방타격 등 제한된 군사 옵션을 사용하는 것이 국제사회에 부당하게 비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댈리 소장은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미국의 조치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수 년 간 협상을 이끌어 가면서 결국 ‘사실상의 핵국가’로 인정 받으려는 책략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중국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실험을 맞바꾸는 ‘쌍중단’을 얻어낸 김 위원장에게 ‘제재 완화’라는 선물을 주려 할 것"이라며 "제재 완화가 세 번째 북중 회담의 중요 의제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아오 쳉 중국 베이징 인민대학 교수는 "북한은 미국과 향후 고위급 협상에서 내놓아야 할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양보 조치에 관해 중국과 협의하기 위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