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출신 스타트업 성공 신화 깊은 족적 남겨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흙수저’ 출신의 수재에서 억만장자로 변신한 30대 부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맞수로 떠오른 전자상거래 신흥 강자 핀둬둬(拼多多)의 CEO인 황정(黃崢) 회장을 수식하는 말이다.
핀둬둬의 창업자이자 CEO인 황정 회장<사진=바이두> |
중국매체 봉황망은 핀둬둬가 지난 7월 26일 뉴욕 증시에 상장되면서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황정(黃崢) 회장이 징둥의 CEO 류창둥(劉強東) 회장을 넘어 중국의 16대 부호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다른 매체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나이 38세의 황정 회장은 중국 최연소 ‘자수성가형’ 부호로 9억 8900만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황정은 공장 노동자인 부모와 함께 항저우 외곽에서 넉넉하지 못한 유년 시절을 보낸 '흙수저 출신'이다. 하지만 그는 성적만큼은 항상 1등을 달릴 만큼 수재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수학에서 재능을 보인 황정은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수상을 하며 항저우의 명문고교인 항저우외국어학교(杭州外國語學校)에 입학하게 된다.
그는 항저우외국어학교에서 자신보다 부유한 학생들과 수학하며 더욱 성공을 갈망하게 된다. 그 후 황정은 학교의 추천을 받아 이공계 명문인 저장(浙江)대 컴퓨터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2002년 황정은 학부를 마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면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게 된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 컴퓨터 공학 석사과정에 진학, 탁월한 학업능력으로 지도교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도교수는 졸업을 앞둔 황정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굴지 IT 기업으로 취업 추천서를 송부했다.
황정은 지도교수의 도움으로 오라클(Oracle),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IBM으로부터 ‘잡 오퍼’를 받는데 성공했지만 모두 거절하고 만다. 대신 그는 일생일대의 대모험에 나선다. 당시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으로 부상중인 구글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것.
그의 이런 ‘모험’은 나중에 신의 한수와 같은 최적의 선택으로 결론이 났다. 2004년 구글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후 구글의 시가 총액은 3년만에 85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에 황정은 입사시 제공받은 스톡옵션을 통해 ‘재무적 자유’를 실현하게 된다.
더불어 그는 미국 생활중 부부가오(步步高)의 창업자이자 오포(oppo)의 ‘막후 경영인’으로 통하는 돤융핑(段永平) 회장을 만나게 되면서 창업의 꿈을 키우게 된다. 돤융핑 회장은 그의 ‘창업 가정교사’로서 훗날 판둬둬의 시리즈 투자 A 펀딩에도 참여, 핀둬둬의 성공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핀둬둬 경영진은 뉴욕 증시 상장일에 중국 상하이에서도 기념식을 진행했다. |
2007년 그는 중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 들게 된다. 황정은 우선 전자상거래 대행업체 및 게임회사를 창업, 경험을 쌓은뒤 2015년 핀둬둬를 다시 창업해 정식으로 온라인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당시 중국에선 소비 고급화로 프리미엄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핀둬둬는 오히려 저가 상품 및 여성 고객을 정조준하며 업계 영향력을 확대했다. 핀둬둬는 ‘9.9위안 특가 판매’ 제품을 비롯해 여성용 제품, 세제, 휴지, 신선 과일 등을 플랫폼의 메인 위치에 배치한 것.
핀둬둬는 이 같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탄생 3년 만에 중국 전자상거래 양대산맥 알리바바와 징둥(JD닷컴)을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했다.
더불어 SNS 기반 공동구매라는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예컨대 핀둬둬 고객은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 링크를 SNS를 통해 공유, 구매 의사가 있는 친구를 모집할 수 있다. 인원수가 많을수록 가격이 저렴해진다. 몇몇 제품은 24시간 이내에 일정 인원을 모집하면 무료 ‘득템’도 가능하다.
경쟁사 텐센트(騰訊)가 비슷한 개념의 웨이뎬(微店)을 선보이긴 했지만, 핀둬둬만큼 SNS와 온라인구매의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실현하지는 못했다. 또다른 경쟁업체 알리바바 산하 타오바오는 지난 3월 타오바오 ‘저렴이 버전’인 특가판(特價版) 앱을 출시하는 등 핀둬둬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