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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그림이지? 집무실 의자 뒤 서화에 감춰진 중국 CEO들의 개성

기사입력 : 2018년10월04일 18:19

최종수정 : 2018년10월06일 13:03

[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CEO의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공적인 공간인 동시에 그들만의 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개개인의 성격과 기업 관리 스타일에 따라 중국 CEO마다 집무실 풍경도 사뭇 다르다. 중국 최고 부호이자 사회 각계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그들이 선택한 서화(書畫)는 무엇일까?

대쪽 같은 성품의 리자청(李嘉誠) [사진=바이두]

◆ 대쪽 같은 성품의 리자청(李嘉誠)

올해로 아흔을 맞이한 홍콩 창장(長江) 그룹 리자청 회장은 온갖 풍파를 겪어오면서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지나온 그의 인생을 돌이켜 살펴보면 개인적 사리사욕이 아닌 자아 정체성을 찾는데 오롯이 한평생을 바친 그를 발견할 수 있다.

리자청 회장의 개인 집무실 벽면에 걸린 두 점의 서화는 그런 그의 성품을 그대로 대변한다.

그의 집무실 한 벽면에는 청나라 시대 유명한 화가이자 서예가였던 정판교(鄭板橋, 1693-1765)가 그린 대나무 그림이 걸려있다. 정판교의 작품 세계는 속세의 영리와 타협하지 않고 대쪽 같은 성품으로 인생을 살아간 그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리 회장의 인생 모토와 맞아떨어진다.

또 하나는 청나라 정치가이자 군사가인 좌종당(左宗棠)이 쓴 시구(詩句)다. ‘발상등원, 결중등연, 향하등복, 택고처입, 심평처주, 향관처행(發上等願, 結中等緣, 享下等福; 擇高處立, 尋平處住, 向寬處行, 상등의 바람을 빌고, 중등의 인연을 맺으며, 하등의 복을 누리자. 높은 곳에 서고, 평평한 곳을 찾으며, 넓은 길을 걸어라)’

심오한 인생 철학이 담겨 있는 이 짧은 24자 시구는 바로 리자청의 삶을 지탱해 준 그의 신념이기도 하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마윈(馬雲) [사진=바이두]

◆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마윈(馬雲)

알리바바(阿裏巴巴) 그룹 마윈 회장은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인물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불린다. 획일적인 사고를 지양하고 구속 받는 걸 그 무엇보다 싫어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지나치게 머리가 비상하여 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소한 부분을 캐치해 내는 데 일가견이 있다. 뛰어난 안목으로 사회 변화를 가장 선두에서 주도한다.

넘쳐나는 자신감 하나로 모든 것을 직접 해결했던 마윈이기에 그의 집무실 한 켠을 차지한 그림 역시 그가 직접 그린 작품들이다.

마윈의 작품을 보면 전문가의 깊은 내공이나 그 어떤 통일된 서체도 없지만, 그의 열린 사고가 돋보이는 그림은 충분히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실제로 2013년 말, 마윈의 그림은 242만 위안(약 3억 9550만 원)의 높은 경매가격에 낙찰되기도 했으며, 2014년 자선 경매에 출품했던 수묵화 ‘화선(話禪)’은 무려 468만 위안(약 7억 6500만 위안)에 낙찰됐다.

주도 면밀한 왕젠린(王健林) [사진=바이두]

◆ 주도 면밀한 왕젠린(王健林)

예술품 수집광으로 불리는 완다(万達) 그룹 왕젠린 회장은 자신의 집무실에도 다양한 예술품을 전시해 놓기로 유명하다. 그의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90평자(平尺) 짜리 ‘산수(山水)’는 무려 2000만 위안(약 32억 7600만 원)을 호가한다. 2008년 저명한 중국 화가 스치(石齊)가 왕젠린에게 직접 건넨 선물이기도 하다.

구상(具象), 인상(印象), 추상(抽象) 등 삼상합일(三象合一)을 추구하는 스치는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의 융합을 강조한다. 미술 작품에 나타난 이런 그의 대담한 시도는 미술계뿐만 아니라 전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스치의 서풍은 왕젠린의 사업 스타일과 맞아떨어졌다. 왕젠린은 몇 해 전 철인 3종 경기 주관사 인수를 시작으로 사업 경계를 허무는 그만의 비즈니스 제국을 건설하려는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산수’ 그림처럼 겉보기엔 대범하고 강인해 허술해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치밀하고 주도 면밀한 성격이 돋보이는 왕젠린이다.

자기애가 강한 리옌훙(李彦宏) [사진=바이두]

◆자기애가 강한 리옌훙(李彥宏)

바이두(百度) 리옌훙 회장은 매우 조용하고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다.

원래 사진 한 장 없던 썰렁한 집무실이었지만, CCTV에서 방영되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계기로 자신의 사진을 집무실에 진열해놓았다고 한다.

자기애가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의 성정대로 그의 집무실 안에는 모두 리옌훙 본인의 사진뿐, 다른 그림이나 서예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도를 걸을 줄 아는 류촨즈(柳傳誌) [사진=바이두]

◆ 중도를 걸을 줄 아는 류촨즈(柳傳誌)

레노버 류촨즈 회장은 중국 기업가들 사이에서 교부(敎父)로 추앙받는 인물로서 그의 집무실 벽면에는 ‘홍의(弘毅)’라고 적인 두 글자가 고고하게 걸려있다. 서예 대가 중 최고로 불리는 심붕(瀋鵬) 선생의 작품이다.

논어 태백(泰伯) 편을 보면 증자(曾子)가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사불가이불홍의, 임중이도원)’이라고 했다. 큰 뜻을 품고 선비라면 맡은 바 책임이 막중한바, 자고로 굳은 기개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증자의 말씀 중 나오는 ‘홍의’는 관대하고 끈기 있는 마음을 의미하며 이는 사업가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다.

류촨즈의 사업 관리 스타일 역시 유교 사상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인내와 중도를 중시하는 그는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아는 인물로서 결코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을 벌이지 않는 사업 스타일로 유명하다.

마오쩌둥을 동경한 쭝칭허우(宗慶後) [사진=바이두]

◆ 마오쩌둥을 동경한 쭝칭허우(宗慶後)

송(宋)대 명장 종택(宗澤)의 후손답게 와하하(娃哈哈) 쭝칭허우 화장은 군사, 역사 방면의 지식이 뛰어난 지략가로서 기업 경영 관리에서도 뛰어난 전력과 지략을 보여주고 있다.

어릴 적 마오쩌둥(毛澤東)을 자신의 우상으로 섬겼던 그의 두 손에는 언제나 ‘마오쩌둥선집(毛澤東選集)’, ‘삼국연의(三國演義)’가 들려있었다고 한다.

그런 쭝칭허우의 집무실 한 벽면엔 한 폭의 산수화만이 걸려 있다. 회사 일에 쫓겨 예술 작품을 감상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그가 선택한 그림 역시 ‘작디 작은 젓가락으로 천하를 논하다’라고 말했던 마오쩌둥의 기개가 여실히 드러난 예술품이다.

 

nalai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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