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대한적십자사 공채 면접에서 외삼촌이 면접 심사위원장을 맡아 서류전형을 꼴지로 통과한 조카를 최종합격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직상급자가 면접한 후 합격한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은 국회에서 열린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 채용부정 사례를 공개하고, 올해 초 보건복지부 특별채용감사가 있었지만 발견하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대한적십자 공채에서 조카 김씨는 외삼촌 이씨가 사무처장으로 있던 경남지사에 지원하게 된다. 6명이 통과하는 서류심사에서 김씨는 6등으로 합격하는데, 서류심사 통과자 중 자격증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김씨 뿐이었다.

2011년 경남지사 공개채용 서류심사표 [자료=최도자의원실]

경남지사에서 실시된 면접에서는 사무처장으로 있던 외삼촌 이씨가 면접심사위원장을 맡고, 지사 총무팀장, 구호복지팀장, 회원홍보팀장과 외부인사 1명이 심사를 맡았다.

면접은 5명의 심사자가 각자의 준 점수를 더해 계산됐는데, 외삼촌 이씨는 조카에게 최고점(25점)에서 1점 모자란 24점을 줬다. 다른 심사위원 중 김씨에게 24점 이상을 준 심사위원은 없었다.

최 의원은 해당 면접에서 조카 김씨는 2등으로 면접을 통과했고, 1등 121점, 공동 2등 115점, 4등 114점, 5등 113점으로 2~5등의 점수가 단 2점밖에 차이나지 않았던 상황에서, 외삼촌 이씨가 준 높은 점수가 합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2011년 경남지사 면접결과표 [자료=최도자의원실]

최도자 의원은 "서류심사 통과자 6명중 6등이었던 후보자가 외삼촌이 위원장인 면접에서는 2등으로 최종면접까지 갈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초 복지부 감사관실은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채용실태 특별점검'을 했는데, 친인척 관계 근무현황만 확인해도 눈에 띄는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채용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조카의 면접을 삼촌이 주관하는 과정에서 이를 견제하는 어떠한 제도적 절차가 없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계약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직 상급자가 면접관으로 나서 최종합격시킨 점도 지적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서울서부혈액원 정규직 간호사 공채에서는 당초 서울서부혈액원에서 계약직 간호사로 근무하던 A씨와 B씨의 면접심사위원으로 직상급자인 간호1팀장과 간호2팀장이 입실해 두 사람을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직상급자의 면접으로 최종 합격한 직원 [자료=최도자의원실]

또 대구경북혈액원에서는 2017년 10월 제제팀 청년인턴이던 C씨를 직상급자가 채용해 임상병리직에 합격하였고, 2016년 6월에는 채혈을 담당하던 간호사 2명도 직상급자의 면접으로 정규직에 최종 합격했다. 경기혈액원에서는 2014년 4월 직상급자들이 면접에 참여해 계약직 임상병리사였던 D씨와 청년인턴이던 E씨, F씨를 임상병리직 정규직에 최종 합격시키기도 했다.

최 의원은 "대한적십자사는 많은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채용과정에서 공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채용과정에서 면접관의 자격기준이나 피해야할 이해관계 등에 대해 규정하여 공정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