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까지 GP 완전파괴·적대행위 중지 이행 재확인
11월 초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 진행…DMZ 비무장화 확인·평가
서해 평화수역 논의할 남북 군사공동위 구성은 추후에
[서울=뉴스핌]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남북 군사당국은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제10차 장성급군사회담을 개최하고 이달 말까지 GP(감시초소) 철수 등에 합의했다. 남북은 회담 종료 후 ‘대만족’을 표하며 향후 합의 이행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회담은 오후 3시에 종료됐다. 남북은 전체회의, 수석대표 개별접촉, 종결회의 등을 거치며 총 6개 항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했다.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남북은 다음달 말까지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각 11개 GP(감시초소) 병력과 장비 철수, 완전파괴 조치를 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당초 9.19 군사분야합의서를 통해 GP 시범철수를 12월 말까지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시기를 한 달 앞당긴 셈이다. 12월 중으로는 상호 검증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이 26일 오전 판문점 북쪽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 앞서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2018.10.26 |
특히 남북은 GP 시범철수 성과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나머지 모든 GP를 철수시키기 위한 실무협의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합의문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기준으로 한 평화수역·공동어로구역 조성 등의 난제를 해결할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과 관련된 협의도 있었다.
남북은 새로운 내용을 합의하는 게 아닌, 지난 1992년 5월 남북이 합의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준용하기로 했다.
당시 합의서에는 △위원장 1명, 부위원장 1명, 위원 5명으로 구성 △위원장은 차관급(부부장급) 이상으로 하며 부위원장과 위원들의 급은 각기 편리하게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공동위 구성·운영은 1992년 합의를 준용키로 했지만 언제 가동되는지를 두고서는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선 문서교환 방식으로 구성안을 확정하기로 했다”며 “때문에 구성안이 확정되면 개최 시기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6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쪽 통일각에서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왼쪽)과 북쪽 수석대표 안익산 중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10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리고 있다. 2018.10.26 |
김 소장의 이 같은 설명과 달리, 공동위 가동 날짜가 큰 틀에서라도 논의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과거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를 맡았던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다른 것들은 날짜가 나왔는데 군사공동위 개시와 관련된 것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어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은 한강 하구에서의 민간선박의 자유항향 보장을 위한 사전조치로서 군과 해운당국 관계자와 수로조사 전문가가 포함된 10명의 남북공동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
이들은 다음달 초 공동수로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날짜는 추후 실무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하구 수역은 정전협정(제1조 5항)에 따라 남북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되는 수역이다. 그러나 남북간 군사적 긴장상태 지속으로 자유롭게 접근하지 못해왔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를 통해 한강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강구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다.
한강하구 공동이용 수역.[사진=국방부] |
또한 DMZ 내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와 도로개설 작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서로 확인했다. 특히 다음해 4월부터 본격적인 시범 공동유해발굴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제반 준비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내용 중 다음달 1일부로 시작되는 육·해·공 적대행위 중단과 새로운 작전수행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합의가 차질 없이 이행될 것이라는 점도 서로 확인했다.
이밖에 남·북·유엔사 3자협의체를 통한 협의와 DMZ 비무장화 조치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평가하기도 했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이 26일 오전 판문점 북쪽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 앞서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과 악수하고 있다. 2018.10.26 |
한편 이번 10차 장성급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또한 남측 대표단을 위한 북측의 배려도 눈길을 끌었다.
먼저 북측은 이날 오전 남측 대표단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올 때 비를 맞지 않도록 차량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 안 중장은 “원래 도보로 걸어오는 것으로 돼 있었다”며 “(그러나) 북남 간 하는 문제인데 크게 문제될 게 있나 해서 관계자들과 토론하고 육로인데 차량으로 이동하게끔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양측 수석대표가 합의 결과에 만족을 표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김 소장은 이날 종결발언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 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긴밀히 협조해서 합의사항을 정상적으로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인가에 대해 합의하게 돼 굉장히 의미 있고 성과 있는 회담이었다고 자평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중장은 “아마 오늘처럼 이렇게 북남 군부가 속도감 있게 제기된 문제들을 심도 있고 폭넓게 협의하고 견해를 일치시킨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