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등 금융제재 국가와 거래 점검...금융·사법시스템 투명성 척도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 최근 국제 금융제재 대상 국가인 북한에서 석탄을 국내로 위장 반입한 혐의로 수입업자가 조사를 받고 기소된 적이 있다.
# 모 인도네시아인은 2014년부터 1년간 11차례에 걸쳐 '지하드'(이슬람 성전) 자금 모집책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200만원을 송금해 2016년 추방됐다. 또한 실제 테러자금조달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2010년1월~2018년9월 중 국제테러단체 연계자로 의심되는 86명(외국인)이 추방됐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는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금지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서였다. 내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1년여간 FATF가 우리나라를 찾아 북한 등 금융제재 국가 등과의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금지 기준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결과가 대북제재 위반 등 우리나라 금융・사법시스템 투명성의 척도가 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FATF 상호평가 대응방향'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상호평가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자금세탁방지, 테러자금조달금지 전략 목표를 '투명・신뢰 사회 구축을 선도하는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 제도'로 설정하고, 법률개정 등 하위과제 이행을 통해 상호평가를 준비하기로 했다. FATF는 1989년 설립되어 미·중·일 등 38개 정회원, IMF·WB·UN 등 27개 국제기구 등이 참여하는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를 위한 정책결정기구이다.
평가항목은 예방조치, 사법제도, 테러자금조달금지, 국제협력, 투명성장치 등 5가지다. 세부적으로는 금융기관, 특정비금융사업자의 제도이행과 감독이나 고객확인, 기록보관, 의심거래보고, 고액현금거래보고 등이다. 자금세탁을 범죄로 규정하고 금융정보 수집·제공 및 범죄수익 몰수도 가능해야 한다. 테러자금조달도 범죄로 해야하고 발견 즉시 자금동결은 물론 관련자는 정밀한금융제재를 가해야 한다.
평과결과(3단계)에 따라 후속점검을 받는데, 점검주기가 길수록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정규 후속점검은 점검주기가 3년, 강화된 후속점검은 1~1년6개월, 실무그룹 점검대상은 4개월이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시 국가 대외신인도, 수출기업의 금융비용, 환거래 등에 영향을 받는다. 21개국 중 5개국(24%)만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서 “FATF 역량강화 노력을 지지하고, 관련 합의사항의 충실한 이행에 동참하겠다”고 언급만 했을 뿐이다. 내년에 받을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내년 평가에 대비하기 위한 과제로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 제도 선진화, 금융정보의 효율적 활용, 민간부문의 역량강화를 선정·운영키로 했다.
제도 선진화로는 우리 경제와 금융에 대한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ML·TF) 위험을 효과적으로 확인・평가・대응하는 선진 제도를 구축하고 운영한다.
금융정보 활용은 금융정보와 각종 정보를 활용하여 각종 범죄자와 테러자금 조달자들이 금융 및 경제 시스템을 악용하는 것을 차단한다.
민간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통제 역량을 강화하고 위험에 기반한 감독·검사체계를 확립키로 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