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대기·기상 전문가 참여 초미세먼지 오염원 분석 보고서 발표
황산염 축소 성과있지만, 질산염 비중 오히려 늘어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 베이징 일대 스모그 발생 원인과 성분을 분석한 자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중국 대기 오염 물질의 변화와 복잡한 형성 메커니즘이 다소 규명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위안항(張遠行) 중국공정원원사, 국가대기오염 예방 및 해소전략연구센터 부주임은 최근 '전문가 분석: 징진지 및 주변 지역 심각한 대기오염 유발 원인 규명'이란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00여 명의 환경 과학자, 대기 과학자와 기상 전문가가 공동으로 완성한 것으로 중국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성)와 주변 일대 대기오염 발생과 이동 과정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대기 오염 실태를 정량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징진지 일대 대기 오염이 유독 심각한 것은 이 지역의 산업구조·에너지 사용 방식 그리고 교통운수 시스템의 복합적 영향 때문이다.
이 일대는 철강·코크스·유리·원료 의약품 등 업종의 제조기업이 집중돼있다. 징진지 일대에서 생산되는 이들 제품의 규모는 중국 전체 생산량의 40%에 이른다. 육상 도로 위주의 교통운수 시스템도 대기 오염을 키우는 환경 요인이다. 원재료의 80%가 경유 화물차를 통해 운반되고 있다.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도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대기 확산에 불리한 기후가 더해져 스모그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장위안항 연구팀은 2017년 10월~2019년 3월 초 가을과 겨울 징진지 지역 및 주변에서 발동된 23차례의 중증 오염 대기 상황을 종합 분석해 중증 오염도 스모그가 발생하는 기후학적 조건을 규명했다.
보고서는 고농도 오염물질이 배출된 후 ▲풍속 초당 2m 이하 ▲상대습도 60% 이상 ▲ 대기경계층 500m 이하 ▲ 역온 현상 등 대기 조건이 발생하면 대기 중 오염 물질이 축적되면서 고농도의 스모그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이번 달 1~2일 베이징에서 발생한 중오염 기간 주요 오염원과 공헌도를 계산해냈다. 이 기간 징진지 일대 축적된 오염원이 베이징에서 유발한 초미세먼지(PM2.5)의 공헌도는 40%, 베이징으로 전달 공헌도는 60%로 집계됐다. 특히, 징진지 발생 오염물질이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경로는 서남과 동남 통로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쉽게 설명하면, 징진지 일대 공기 중의 오염물질이 서남쪽과 동남쪽으로 이동해 베이징으로 유입, 현지의 미세먼지 농도를 높였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베이징 초미세먼지 성분 분석 결과도 눈에 띈다. 베이징 지역 초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은 질산염·황산염과 암모늄염 등 2차 무기물질로 분석됐다. 베이징 PM2.5에서 이 세 물질이 차지하는 총 비중은 60% 이상이다. 즉, 대기 중 질소산화물·아황산가스·암모니아 등 대기오염 물질이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 화학 반응을 통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베이징 및 징진지 일대 대기에서 질산염의 농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중국이 질소산화물(NOx) 억제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소산화물이 늘면서 중국 환경당국의 대기 질 개선 노력에도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지난 1년 동안 중국은 1만3000대의 산업용 용광로를 폐쇄하고, 2만 3000대의 석탄 보일러의 가동을 중단하고, 일차 에너지 소비에서 석탄의 비중을 처음으로 60% 아래로 낮췄다. 또한, 북부 지역 480만 가구 난방 시스템을 석탄 보일러에서 가스 보일러로 교체하는 등 대기 오염 개선을 위한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징진지 및 베이징 일대 대기 질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장위안항 원장은 "징진지 일대 초미세먼지 성분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질산염 성분이 황산염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다. 질산염의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베이징 대기질도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미세먼지 오염 성분 변화는 향후 중국 대기 질 관리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연구 결과로 평가된다. 질산염 농도 증가는 황산염 농도 하락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몇 년 징진지 일대의 ▲ 전기와 가스로 석탄 대체 ▲ 석탄 발전 용광로 축소 ▲오염물질 배출 기업 조치 등이 성과를 내면서 대기중 황산염의 농도가 큰 폭으로 낮아졌다. 반면, 질소산화물 오염 물질은 줄지 않았거나 오히려 늘면서 대기질이 개선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원장은 "징진지 일대 대기 오염 해소 정책이 질산염 축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