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듀얼 카메라 대중화로 필름 필터 수요 급증 추세
홍사관 부회장 "카메라 기능 업그레드해 5G 시대 이끌어야"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인간은 눈(eye)이 한 개가 아니라 두 개였기에 공감각(거리 감각)이 생겼고, 상상을 하게 됐고, 문명 발전이 시작됐습니다. 카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카메라가 싱글에서 듀얼로 바뀌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홍사관 옵트론텍 대표이사 부회장)
정보 전달의 중심이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이동하면서 듀얼(Dual) 카메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렌즈를 두 개 장착한 듀얼 카메라는 각각의 렌즈가 서로 다른 부분을 촬영해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하기 때문에 싱글 카메라로는 불가능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한 개의 렌즈로는 피사체의 초점을 잡고 나머지 하나는 주변 배경을 찍어 시각 범위가 한층 넓어지는 광각 효과가 대표적이다. 또 서로 다른 각도에서 수집한 화상의 위상차를 이용하면 3차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증강현실 도입의 필수 기기로 꼽힌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에 장착된 듀얼 카메라. [사진=삼성전자] |
◆ 필름 필터 주문 밀려, 설립 21주년 기념식도 연기
이런 듀얼 카메라 시대를 맞아 바쁘게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코스닥 강소 기업이 옵트론텍(대표이사 홍사관)이다.
옵트론텍은 지난달 28일 회사 설립 21주년을 맞았지만 기념식을 연기했다. 주문이 밀려 임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비우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옵트론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의 하나인 필름 필터를 생산한다. 필름 필터는 카메라에 내장돼 적외선을 필터링(차단)한다. 이 기능이 있어야 카메라의 영상이 선명해진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글래스 필터가 유리(glass)인 반면 필름 필터는 말 그대로 필름이기에 두께가 얇고 깨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옵트론텍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카메라를 공급하는 삼성전기의 필름 필터 수요의 75%를 담당하고 있고, 각국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필름 필터를 공급하고 있다.
옵트론텍이 생산하는 생산하는 IR필터의 작동 원리. [사진=대신증권] |
최근들어 스마트폰에 듀얼 카메라가 대중화하면서 필름 필터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 1대당 공급하는 필름 필터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최근 이미지 현상도를 높이기 위해 트리플 카메라(렌즈가 3개 달린 카메라)는 물론이고 쿼드러플 카메라(렌즈가 4개 달린 카메라)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 홍사관 부회장 영입으로 경영 혁신
홍사관 부회장 영입도 이 회사 실적 개선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홍사관 부회장 |
지난 2016년 11월 이 회사는 대표이사를 기존 대주주인 임지윤에서 홍사관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홍 부회장은 옵트론텍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기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경영인이다. 홍 부회장은 경영과 마케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카메라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홍사관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인간은 눈(eye)을 2개 갖게 되면서 문명이 시작됐다. 이제 기계에도 듀얼 카메라가 시작됐다. 옵트론텍이 기계 문명의 새 시대를 열고 있다"며 동기 부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옵트론텍 임직원들은 자사주 33만주를 주당 4500원 안팎에 매입했다.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100% 청약 완료됐고, 근속연수와 직급에 따라 차등 배정됐다. 보호예수기간은 1년이다. 12일 현재 주가(6040원)를 기준으로 하면 수익률 34.2%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장을 맡고 있는 양승대 이사는 "듀얼 카메라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이 주식을 보유하면서 애사심이 높아지고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옵트론텍의 올해 예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178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당기순이익 9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24%, 38%,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