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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팔려간 조선인들…마포문화재단x공상집단뚱딴지, 낭독극 '애니깽'

기사입력 : 2019년04월05일 14:09

최종수정 : 2019년04월05일 14:24

고 김상열 작가의 '애니깽' 낭독극으로 무대화
13일까지 마포아트센터 3층 스튜디오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낭독극 '애니깽'은 조선인 첫 노예송출 사건을 전면으로 고발하는 고 김상열 작가의 대표작이다.

낭독극 '애니깽' 포스터 [사진=공상집단뚱딴지]

낭독극 '애니깽'은 2018년 김상열 선생 20주기를 기념하는 낭독공연 페스티벌 '그때, 김상열'에 참가한 작품으로, 올해 '마포문화재단X공상집단뚱딴지 스튜디오 프로젝트'로 선보인다.

'애니깽'은 선인장과에 속하는 용설란의 일종으로 멕시코 말 '에네켄'에서 유래했다. 과거 멕시코에서 선박용 밧줄의 원료를 채취하는 '애니깽' 재배가 성행했는데, 가시가 많고 독소를 내뿜어 현지인조차 일하길 꺼렸다. 그런 농장에 조선 사람들이 거짓 광고에 홀려 팔려갔다.

희망에 부풀어 멕시코에 도착한 조선인들은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뜨거운 사막에서 가시투성이 에네켄 잎을 잘라야했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채찍질이 가해졌고, 견디다 못해 도망치다 붙잡히면 감옥에 갇혔다.

작가는 "이역만리 멕시코 유카탄반도 애니깽 농장 땡볕 아래서 매 맞고, 병들고, 총에 맞고, 독사에 물려 죽어간 그들의 영혼은 누가 달래줄 것인가?"라며 "구한말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1034명 조선인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직접 만난 동포 2세들의 진술을 토대로 재창작, 멕시코 강제 이민자뿐 아니라 구한말 무기력한 궁중과 대비를 이뤄 권력과 민초의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낭독극이지만 배우들은 희곡을 보지 않고 실연을 펼친다. 주변 인물들은 다역을 맡아 희곡을 보며 연기를 펼친다. 리우진, 김지원, 한철훈, 성규찬, 문승배, 이인석, 이의령, 김세중, 심태영, 오윤정 등 공상집단뚱딴지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문삼화 연출은 "연극이 나아가 예술이 연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과거의 답습이 아닌 우리의 현재를 들여다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낭독극 '애니깽'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마포아트센터 3층 스튜디오에서 공연된다. 전석 무료로, 회당 70명 선착순이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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