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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사라진 여성 목소리 세상 밖으로 꺼낸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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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관 오픈…'젠더 다양성' 주제로한 작품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관이 활짝 문을 열었다. 1995년만 해도 화장실이던 공간을 한국관으로 탈바꿈해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이전보다 증축한 공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에 베니스의 풍경까지 곁들인 전시장으로 재탄생했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 2019.05.10 한국관 앞에서 김현진 총감독, 정은영, 남화연, 제인 진 카이젠 작가(왼쪽부터) 89hklee@newspim.com

이곳에서 선을 보이는 한국 미술 작가들의 작품은 다른 국가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눈과 귀가 즐거운 작품으로 채워졌다. 특히 올해 한국관은 '젠더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 여성 작가의 개성 넘치는 시각에서 비롯된 역사 속 사라진 여성들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와 관객과 호흡할 일만 남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는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를 9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각)에 오픈했다. 이날 현지 미술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한국관 개막을 축하했다.

올해 한국관 타이틀은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다.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를 다양한 각도, 특히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선보이는 전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고 김현진 예술감독(KADIST 아시아 지역 수석 큐레이터)이 전시를 총괄하며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이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했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베니스 비엔날레 자르니디의 한국관 2019.05.10 89hklee@newspim.com

김현진 감독은 한국관 제목에 대해 "남성 서사 위주로 꾸민 역사의 흐름 안에서 오늘날 겪는 여러 문제를 이야기한다. 억압된 지점에서 살아온 여성들이 주체적인 위치에 있음을 미술적 시각에서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남화연, 제인 진 카이젠, 정은영은 각기 다른 소재로 주체적인 여성의 역사를 조명한다.

대체적으로 전시 공간은 둥근 형태인데, 이는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도하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남화연 작가의 작품이다. 특히 남 작가의 작품 '반도의 무희'는 베니스의 풍경과 함께 감상할 수 있어 흥미롭다. 배경 뒤로 베니스의 바다를 떠다니는 그림 같은 풍광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베니스 비엔날레 자르니디의 한국관 내 제인 진 카이젠 작품을 보는 관객들 2019.05.10 89hklee@newspim.com

이 작품은 식민, 냉전 속 국가주의와 갈등하고 탈주하는 근대 여성 예술가 최승희의 춤과 남다른 삶의 궤적을 사유한다. 최승희가 활동한 한국, 중국, 일본의 언어도 함께 어우러지며 그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이태리 정원'은 한국관 외부에 마련됐다. 이곳은 예술가 최승희의 육성과 동양에서 기원한 식물 8종으로 구성된 정원이다. 노래는 최승희가 1936년 영화에서 직접 부른 주제곡이며 30분마다 흘러나온다. 남화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최승희를 대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재현이 아닌 '대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부터 최승희 예술가에 대한 존경이 컸고 리서치를 열심히 했다. 춤을 완벽하게 복원하기에는 아무래도 자료를 바탕으로만 하면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현재 예술가인 제가 최승희와 만나는 통로라고 생각하고 리듬과 음악으로 작품을 끌고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은 최승희가 쓴 편지와 글을 통해 제작했다. 이러한 자료를 근거한 최승희를 만나며 발생되는 시간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베니스 비엔날레 자르니디의 한국관 내 제인 진 카이젠 작품을 보는 관객들 2019.05.10 89hklee@newspim.com

남화연 작가의 작품을 지나면 제인 진 카이젠이 기다린다. 바리공주 설화를 바탕으로 근대화 과정의 여성 디아스포라의 원형을 해석한 '이별의 공동체'를 만나게 된다. 70분가량의 다큐멘터리 역시 이날 외국인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객석에 앉거나 일어서서 영상을 주의깊게 바라봤다.

영상에는 제주 4.3사건 희생자이자 무당, 한국·독일·중국·일본·카자흐스탄·북한 등 디아스포라와 관련한 나라들의 풍경도 소개된다. 한국의 전통을 비롯한 인근 국가의 다양한 풍경과 사회의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아울러 시인 김해순, 이주 여성들을 비롯해 세계의 여성학자들이 참여한 내레이션이 작가가 전하는 사회의 분리, 사회에서 배제된 여성의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베니스 비엔날레 자르니디의 한국관 내 정은영 작가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을 보는 관람객들 2019.05.10 89hklee@newspim.com

제인 진 카이젠 작가는 "바리설화는 효도 이야기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를 재해석하면 인간이 설정한 틀에서 벗어나 삶의 중재자로서 경계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목소리를 엮어 필름이 완성되고 있다. 흩어진 목소리를 불러모으는 게 중요했다. 아울러 다양한 주체의 여성들에게 영향을 받고 교류하고 교환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은영 작가는 생존하는 가장 탁월한 여성국극 남역배우 이등우와 그 계보를 잇는 다음 세대 퍼포머들의 퀴어공연의 미학과 정치성을 보여주는 감각적 다채널 비디오 설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2019)을 선보인다.

[베니스=뉴스핌] 이현경 기자=베니스 비엔날레 자르니디의 한국관 내 정은영 작가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 중 이등우 국극 배우의 영상 2019.05.10 89hklee@newspim.com

이등우는 여성국극 2세대 배우다. 정은영 작가에 따르면 여성국극은 한때 전성기를 맞았지만 박정희 정권을 맞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정 작가는 "여성국극이 망해가던 시절 이등우 배우가 활동했다. 아쉽게도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한 채 사장된 것"이라며 "당시 독재정권은 강력하고 남성적인 것을 원해 국립창극단을 만들었고 여성국극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이 조작되고 변형될 수 있으며 문화 역시 정치적인 사건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은 공연장을 방불케 한다. 신나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함께 배우의 연기가 더해지면서 활력이 넘친다. 정은영 작가는 "현대에도 여전히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있다"며 "음악을 만드는 트렌스젠더 키라라, 공연에서 활동하는 이리 배우가 함께했다. 중증장애인 배우 서지원도 등장한다. 거의 20년간 연기를 해왔다"고 소개했다.

현지 한국관에 대한 외신의 취재 열기도 뜨겁다. 전문지 프리즈와 아트 퍼시픽에 한국관이 소개됐으며 세계적인 경매사 크리스티가 선정한 16개 국가관에도 꼽혔다.

미술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오는 11일 개막해 1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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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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