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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지락필락] 우리는 왜 ‘비엣남’을 베트남이라 부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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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락필락(知樂弼樂)'은 '아는 즐거움이 세상을 돕는 즐거움'이라는 뜻의 조어입니다. 지난번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 장소가 된 데 이어, 이번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뜻밖의 수혜자가 되면서 연일 뜨거운 주목을 받는 베트남 국호 문제를 톺아보았습니다.

미중 무역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관세가 부과된 많은 기업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정상회담을 가졌던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베트남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용준 작가]

트럼프가 이렇듯 자신 있게 말한 배경에는 베트남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유치한 해외투자 규모가 145억9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조1900억원으로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베트남은 지난 해 역대 최고로 달성한 354억6000만달러(약 41조7900억원) 투자 유치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베트남 해외투자의 증가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해석이다.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있던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옮기거나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펀드에서도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대부분 신흥국 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되었지만, 베트남 펀드에는 상당액이 순유입되어 국내 투자가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매우 긴밀한 경제협력에도 불구하고 과거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으로 인한 ‘과거사 문제’로 인해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 특히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사과는 양국의 보다 진일보한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한국이 진정한 인권국가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한국과 베트남 사이 과거사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쩐 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유감을 표시함으로써 완전히 해결되었다. 당시 문대통령은 “우리 마음에 남아 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고, 꽝 주석은 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유감’이 아닌 ‘직접적인 사과’도 검토했지만, 오히려 베트남에서 이를 곤란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은 1992년 한국과 수교할 당시부터 승전국 입장에서 굳이 사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에서 평화와 화해 및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정리해야 할 유일한 사안은 우리가 부르는 ‘베트남’이라는 국호다.

우리는 왜 베트남을 공식 국호인 비엣남(Viet Nam)이 아니라 베트남이라 부를까? 다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대부분 모르고 있다. 베트남은 베트남 말로도 비엣남이고, 영어 발음도 비엣남이라 한다.

비엣남을 베트남으로 부르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딱 두 나라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이다. 단지 일본 발음은 ‘베토나므(ベトナム)’다. 우리가 비엣남을 베트남이라 부르는 것은 순전히 일본식 발음 ‘베토나므’에서 빌려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역시 친일문화의 소산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비엣남을 두고 너무나 원시적이고 유치찬란하기까지 한 일본 발음 ‘베토나므’를 굳이 따라서 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베트남을 버리고 비엣남으로 바꿔 부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관성 때문에 비엣남으로 바뀌는 게 어려울 거라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옛날 70, 80년대는 베트남을 다 ‘월남’이나 ‘월맹’이라고 불렀다. 그러다 비엣남이 통일되면서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베트남으로 바뀌었다. 그러니 그런 베트남을 비엣남으로 바꿔 부르는 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하자고 마음만 먹으면 금방이다.

비엣남이란 국호가 생겨난 배경을 살펴보아도 역시 베트남이 아닌, 비엣남으로 부르는 것이 온당하고 합리적이다. 비엣남을 풀어보면 비엣(Viet)족이 사는 지역(Nam)이란 뜻이다. 비엣남의 소수민족은 무려 54개나 된다. 그런데 비엣족이 가장 많은 88% 정도를 차지한다. 인구 대다수가 비엣족이므로 당연히 '비엣족의 땅', '비엣남'이 국호가 된 것이다.

베트남에게 온당한 국호를 돌려주자. 한국과 그렇게도 가까운 이 나라를, 발음에 있어 너무나 왜곡된 베트남으로 불러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한국을 너무도 좋아하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발음 그대로 그들의 나라를 불러주자, 비엣남!

사과와 화해를 토대로 형성된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신뢰 위에 양국 간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추진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서라도 국호를 올바르게 불러주자. 비엣남!

조용준 digibobos@hanmail.net

작가 겸 문화탐사 저널리스트. 전 동아일보 기자, <주간동아> 편집장. <유럽 도자기 여행> 시리즈, <펍, 영국의 스토리를 마시다> 등 다수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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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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