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생명에 대한 안전은 외면한 채 행정심판과 소송 남발
[담양=뉴스핌] 지영봉 기자 = 전남 담양군 대전면에 소재한 제지업체가 최형식 담양군수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지난 19일 고발한 것에 대해 담양군이 “강력 대응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담양군은 이날 “지역과 주민의 희생 속에 성장해 온 기업이 불법사항에 대한 점검과 정당한 개선요구를 보복행정으로 치부하는 일련의 행태는 담양군민과 담양군을 무시하는 처사로 향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담양군 청사 [사진=담양군] |
담양군에 따르면 문제가 된 제지업체는 1983년 설립된 공장을 지난 2013년 국내의 중견 제지 전문기업이 인수해 운영중인 골판지 생산업체다.
업체는 그동안 악취와 소음, 대기오염물질 등 업체의 특성과 관리소홀로 인한 환경피해에 대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고형연료(SRF) 사용으로 인한 다이옥신, 미세먼지, 악취에 대한 환경위해성 때문에 주민들은 고형연료대신 과거에 사용했던 천연가스(LNG)를 이용 할 것과 공장폐쇄 및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는 주민의 민원은 외면한 채 고형연료사용에 대한 법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강화되어 2018년 11월 29일 시행을 앞두고 같은 해 10월 18일 위해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고형연료제품(SRF)을 100% 확대해 사용하겠다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담양군은 악취 및 소음, 폐수, 다이옥신 등 지역주민의 민원발생, 지역의 환경과 주민생활 환경 보전 등 공익적 이익을 위해 당해 신고를 불수리 처분했다.
회사는 개정된 법률시행 2일 전에 이에 불복해 전라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개정된 법률이 시행된 가운데 SRF 사용에 따른 주민들의 환경피해 위험은 도외시한 채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군은 행정심판 과정에서 허가제로 변경된 관련 규정에 따라 SRF 사용을 위한 허가절차를 이행토록 안내했다.
그러나 회사는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의 불수리 처분 취소 결정에 대해 재검토 과정 없이 당초 신청사항을 행정심판 재결취지에 따라 재처분하라는 취지로 재차 간접강제를 신청했다.
군 관계자는 “이는 지역과 주민이 겪었던 고통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보다 기업의 사익만을 우선시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회사 측이 제기한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주장은 SRF 사용을 위한 행정심판 제기와는 별개의 사항이다”며 “수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는 악취와 소음,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제기에 따른 현장점검사항으로, 점검 결과 악취배출 허용기준 초과, 개발제한구역 내 창고 등의 무단증축, 국유재산 무단 점∙사용 등 각종 불법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입장이다.
이어 “회사 측이 각종 불법사항에 대한 근본적 개선노력도 없이 민원제기에 따른 정당한 지도점검을 행정심판 청구에 따른 보복행정이자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동안 생존권을 걸고 공장이전과 폐쇄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주민의 고통에 대해서는 일말의 사회적 책임도 부담하지 않겠다는 부도덕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 측이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의 불수리 처분 취소와 관련하여 담양군의 직무유기를 주장하는 것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규가 개정(강화)되는 경우 새로운 법령에 맞춰 별도의 행정절차 이행이 가능하다는 다수의 대법원 판례가 존재하고 있어 법적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담양군은 “향후 회사 측이 제기한 행정심판과 소송은 주민의 환경권 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 나가면서 정당한 행정행위를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안에 대해서도 무고죄 등 법적대응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형식 담양군수는 “기업이 지역의 성장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때 경영가치가 더욱 빛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구현이라는 군정의 핵심가치를 지켜갈 수 있도록 이번 사안에 대해 법과 규정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 관계자는 “직원이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yb258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