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4일 정의용 실장 주재 NSC 개최
"WTO 규범 등 국제법 명백히 위반" 규정
'정치적 보복'→'보복적 성격'으로 순화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청와대는 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가 최근 한국에 취한 수출 규제에 대해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 "WTO의 규범 등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금껏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짓는 것을 피해왔던 청와대가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NSC 상임위 회의에서 명확하게 '보복'임을 규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대응방안의 수위를 높일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 환영 및 기념촬영 식순 중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靑 공식적으로 '보복' 규정…"자유무역주의 위배"
청와대는 이날 배표한 자료에서 "상임위원들은 한일관계 현황을 점검하고, 최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취한 보복적 성격의 수출규제 조치는 WTO의 규범 등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일본이 이러한 조치를 철회하도록 하기 위한 외교적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당초 '정치적 보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이후 수정 브리핑에서 이를 '보복적 성격'으로 수정했다. 고민정 대변인은 "최종단계에서 지금 상황에 맞는 단어로 정리했는데 실무자의 실수로 잘못 나갔다"고 해명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자료에서 언급된 '외교적 대응 방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외교적 대응 방안은 WTO 제소를 포함한다"며 "일본 조치의 부당함과 자유무역주의에 위배된다는 사실 등을 주요국에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수석은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한 것은 아베 총리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3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진 여야7당 당수토론회에서 "상대(한국)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가운데 (수출 관리에 대한) 우대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이번 조치의 이유임을 인정한 것이다.
◆우선 외교적 대응…경제적 대응은 "韓 기업 피해 고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우선 외교적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은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언급한 바 있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교부로서는 일본의 조치로 간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며 "우리가 (반도체) 수출을 많이 한다. 그런 나라들과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국내 기업이 볼 수 있는 경제적 피해에 대해 정부는 수입국 다변화와 생산시설 확충 등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강 장관은 밝혔다.
강 장관은 일본의 경제 보복에 우리 역시 경제적 보복으로 대응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이 받을 수 있는 피해를 고려해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일 불화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불화수소 등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조치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또 집적회로 등 안보 관련 제품에 대해 외국환관리법상 수출허가 신청을 면제하는 '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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