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를 대표하는 간판 브랜드
한때 부의 상징으로 혼수품으로 각광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세계 최대의 자전거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통하는 중국. 한해 생산되는 자전거 수만 9000만대를 넘어선다. 펑황자전거(鳳凰自行車)는 명실상부한 '자전거 강국'인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간판 자전거 업체로 꼽힌다.
펑황자전거는 지난 2007년부터 5년 연속 ‘상하이산 수출명품’으로 선정되며 유서 깊은 브랜드인 라오펑샹(老鳳祥), 상하이파이(上海牌) 시계와 함께 상하이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중국 상무부(商务部)도 지난 2006년 펑황자전거를 라오쯔하오(老字號,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 브랜드)로 공식 선정했다. ‘자전거 대국’인 중국에서 널리 사랑 받는 펑황 자전거의 지난 발자취를 짚어본다.
펑황 브랜드 로고(좌),펑황의 전신 동창차행 광고(우) |
◆100년 역사의 자전거 브랜드, 과거 혼수품으로도 인기
펑황자전거의 역사는 청나라 말기 광서제(光緖帝)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나라 말기 상하이 상인인 제동생(諸同生)이 상하이 난징루(南京路,지금의 난징둥루)에 동창차행(同昌車行)을 설립하게 된다. 이 업체가 바로 100년 역사를 지닌 펑황자전거의 전신(前身)이다.
동창차행은 중국 ‘제1호 자전거 업체’로 자전거와 자전거 부품을 판매했다. 초창기에는 수입산 제품인 영국 BSA의 자전거를 판매 했다. 당시 지금의 ‘할부판매’와 유사한 방식으로 매달 제품 대금을 납부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누렸다.
1922년 동창차행은 페달,자전거 프레임,차축들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구축하고 자체 생산에 들어갔다. 페이마(飛馬), 페이잉(飛鷹), 페이런(飛人) 등 다양한 상표로 자전거를 판매했다.
신중국 성립후, 1958년 상하이의 267개 소규모 자전거 업체들이 합병을 단행했다. 1959년 1월 이들 업체들의 통합 기업이 펑황(鳳凰) 상표를 정식으로 등록하게 된다. 이후 60년대 들어 펑황자전거는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현대적인 제조업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펑황자전거는 60년대 이후 공급이 달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게 된다. 또다른 자전거업체인 융주(永久), 페이거(飛鴿)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자전거 브랜드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자전거 배급권 [사진=바이두] |
특히 혼수품으로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자전거는 재봉틀, 라디오,손목시계와 더불어 중국인들의 ‘4대 귀중품’이자 ‘필수 혼수품’으로 불렸다. 이 때문에 펑황이라는 자전거 상표는 부와 행운을 상징하는 브랜드로서, 혼례를 진행할 때 양가의 ‘체면’을 살려주는 중요한 ‘예물’로 각광받았다.
물자가 귀했던 사회주의 체제였던 중국에서는 ‘배급권’을 통해서만 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었다. 당시 자전거 한대 가격은 650위안으로, 상당한 고가품에 속했다.
품질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1965년부터 중국에서 열린 전국자전거 품질평가회에서 펑황자전거는 7차례 1등을 차지했다. 또 1995년부터 16년 연속 ‘상하이 대표 명품’으로 선정됐다.
증시에도 상장됐다. 펑황자전거는 지난 1992년 상하이 증권 거래소에서 A·B주를 발행했다. 같은해 펑황자전거의 생산량은 500만대를 넘어섰다. 자전거 외에도 호텔, 무역 등 사업 다각화도 추진했다.
펑황 자전거 제품 [사진=펑황] |
펑황자전거는 지난 2010년 혼합소유제 개혁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복지부동한 국유기업의 경영 방식에서 탈피해 현대화된 기업체제 구축에 나선 것.
이 일환으로 제품 고급화 및 다양화를 추진했다. 펑황자전거는 산악자전거를 비롯한 고가형 특화 자전거 제품을 개발에 나서면서 ‘브랜드 업그레이드’에 시동을 걸었다.
펑황자전거는 6년간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시장 니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업체로 거듭났다. 아동용 자전거에서부터 오토바이, 리튬배터리 자전거, 스마트 자전거 등 다양한 품목의 제품을 내놓았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