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화학약품 없이도 물 속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살균할 수 있는 촉매와 시스템을 개발했다. 소독약 냄새 없는 수영장이 가능해졌고 가습기 안전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센터 홍석원 센터장 연구팀은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조강우 교수팀과의 공동연구에서 자외선과 전원을 동시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런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화학약품 소독제는 소독과정에서 장기 손상과 암 발생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물질을 만들어 낸다.

연구진이 개발한 광전기 촉매와 살균시스템: 개발한 촉매(비커 가운데)에 전압과 자외선을 가하면 화학약품 없이도 살균 소독이 가능하다. 2019.08.13. [사진=KIST]

이런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자외선(UV)이나 광촉매가 화학약품 소독제의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약품 없이도 미생물을 제어하고 독성 오염물질을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도 상대적으로 처리속도가 느리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한계점이 있다.

연구진은 전기를 흐르게 함으로써 한계를 극복하고 화학약품 없이도 물을 효과적으로 살균·소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는 ‘티타니아(TiO2)’ 물질을 촉매로 사용, 전기가 잘 흐르지 않아 이 시스템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티타늄의 산화수를 일부 조정하는 셀프(자가)도핑 기술을 통해 전기전도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나노구조의 촉매를 제작했다. 자가도핑은 동일한 성분의 금속산화물에 대해 금속의 산화수를 조절함으로써 변환된 금속이 일종의 불순물(도핑 원소)로 작용하게 하는 재료합성 기술이다.

이 촉매로 자외선을 이용한 살균을 하는 동시에 전기를 흐르게 하면 살균제를 대량으로 생산, 수 분 내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99.99% 이상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20시간 이상 긴 시간 동안 연속 운전해도 높은 살균성능을 유지했다.

홍석원 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무약품, 친환경 정화 및 소독 기술은 소형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수영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논문명 “Effects of reactive oxidants generation and capacitance on photoelectrochemical water disinfection with self-doped titanium dioxide nanotube arrays”)는 촉매 분야 최고 수준 과학전문지인 ‘Applied Catalysis B : Environmental’ 최신호에 게재됐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