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향 "끝까지 왕비의 위엄과 우아함을 잃지 않을래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김소향이 '엑스칼리버'를 끝낸 지 채 한달도 안돼 새로운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의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주연으로 발탁된 그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우아함과 위엄을 잃지 않는 여자로 무대에 선다.

오는 8월 24일 프리뷰 공연 오픈을 앞둔 '마리 앙투아네트'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김소향을 만났다. 인터뷰 당일에도 연습을 하다가 겨우 짬을 냈지만, 여느 때처럼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지난 2014년 국내에서 초연을 올린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는 화려했던 왕비 마리의 의상, 베르사유궁, 혁명에 뛰어드는 시민들과 비극적 결말까지, 볼 것들이 가득할 전망이다. 그 가운데서도 김소향은 한 인간, 여자로서 마리의 삶을 들여다 보겠다는 각오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배우 김소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12 mironj19@newspim.com

"의상이나 가발도 화려하고 피팅 해봤는데 정말 어마어마했어요. 치마 같은 게 굉잘히 무겁고 코르셋, 패치도 굉장히 커요. 입는 것 자체보다는 경사 무대, 회전 무대에서 계속 움직이면서 연기를 하니까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프로필 촬영 당시에 입은 드레스는 10kg이 넘는대요. 하하. 마리가 1막에는 사랑스럽지만 2막 때는 엄마로서, 한 나라의 왕비로서 음모를 헤쳐나가고 아이들을 지키려는 강인한 모성애를 보여줘요. 외국분들이 만드셨지만 한국적인 정서가 굉장히 강한 작품이기도 해요. 모성애가 굉장히 강조돼 있거든요. 현대의 많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김소향은 프랑스 혁명 당시를 다룬 극중 배경과, 현실의 혼란스러운 정치, 사회적 상황이 그리 다르지 않다며 이런 부분에도 주목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김소향이 끝까지 잃고 싶지 않은 한 가지는 마리의 우아하고 당당한 면모였다.

"마리와 모든 인물들이 프랑스 혁명 한 가운데에 있잖아요. 사회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만 진정으로 뭘 위한 시도인가, 또 타고난 운명과 원치 않는 상황 속에서 현실이 나를 휘감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결단을 내려서 책임지느냐. 이런 고민들을 던져주기 때문에 모두에게 와닿는 것이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16세기나 21세기나 사는 건 똑같구나 싶기도 했고요. 가슴에 느껴지는 것도 굉장히 많고 마음이 정말 아프기도 했어요. 저는 여성이지만 끝까지, 비참한 상황에서도 우아함과 강인함을 잃지 않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기하고 싶어요. 끝까지 왕비로서의 위엄과 강인함을 잃지 않는 마리를 보여드리겠다는 게 제 목표예요."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동안 숱하게 각색되고,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화됐던 이야기다. 그래도 뮤지컬에서만 다른 지점은 분명히 있다. 군중 속에서 혁명을 이끄는 여성 마그리드가 마리와 자매라는 설정이 추가된 부분이다. 초연에서는 부족했던 개연성도 더했다. 단지 신들의 나열이 아니라 인물이 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세심하게 대사와 감정선을 추가해 객석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김소향은 이런 부분이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차별화된 매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배우 김소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12 mironj19@newspim.com

"마그리드와 마리의 대립 자체도 흥미롭지만, 어떻게 보면 그 둘은 상황이 바뀌었을 뿐이지 다른 게 없어 보이기도 해요. 이 부분은 픽션이지만 마그리드와 마리가 자매라는 설정이 있거든요. 둘이 바뀌었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현실에 순응하고 눌려 사는 한 나약한 인간이지만 그 바뀌어버린 운명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재밌을 것 같아요. 마리랑 마그리드가 대립하는 넘버가 있는데 초연에서는 마그리드의 테마였어요. 그 넘버가 새로이 작곡돼서 뉴 넘버로 들어왔고 굉장히 멋진 장면이 될 것 같아요. 연습하면서도 쾌감이 있었고, 기대가 많이 돼요."

김소향은 대학로와 대극장을 오가는 배우, 또 여성 타이틀롤을 유난히 자주 맡는 배우다. '모차르트' '마타하리' '더 라스트 키스' 등 대극장에서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스모크' '루드윅' '마리 퀴리' 등 소극장 뮤지컬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올해는 '엑스칼리버' '마리 앙투아네트'로 다시 대극장에 선다. 운 좋게도 여자 배우라면 누구든 원하는 배역을 거쳐온 원동력이 무엇인지, 그에게 물었다.

"여성이 타이틀롤인 극이 많이 없는데 그런 작품에 감사하게, 부족하지만 참여할 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원동력은 제 열정이 아닐까요? 모든 배우들이 다 그렇겠지만 저는 전혀 힘이 안들어요. 지쳐서 하기 싫다는 말이 입에서 안나오죠. 다 너무 사랑스럽고 좋고 어디서든 나와의 접점과 공감대를 찾아내고 밤을 새서라도 연습하고 준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맡겨주시는 게 아닐까요. 아마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는 배우가 필요하셨나봐요.(웃음) 대극장과 소극장을 번갈아 하고 있다는 것도 제 장점이 될 수 있겠죠. 대학로에만 있는 친구, 큰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친구, 이런 편견이 없어진 것 같아요. 소극장에서 연기한 걸 대극장 연출님들이 또 좋게 봐주시고 더 섬세해졌다는 말씀도 하시거든요."

그런 열정이 통했는지, 김소향은 지난 21회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DIMF)에서 공연한 '투란도트'로 생애 첫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당시엔 '엑스칼리버' 공연 중이었던 터라 대구와 서울을 오가며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또 한번의 큰 도전을 끝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배우 김소향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12 mironj19@newspim.com

"두 가지를 병행한 것도 큰 도전이었고 큰 깨달음도 얻었죠. 배우의 감정, 정서를 제외하고 노래 스타일이 너무 다른 걸 병행했을 때 무리가 올 수 있다는 걸 전에는 몰랐었거든요. 그 와중에 상을 받아서 너무 감사했고요. '투란도트'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에요. 딤프 관계자분들이 보시고 '너한테서 새로운 투란도트를 봐서 정말 좋았고 기대하던 연기를 봐서 너무 좋았다'는 최고의 칭찬을 해주셨죠. '엑스칼리버'의 기네비어도 캐스팅 때부터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서 너무나 소중했고요. '투란도트'는 딤프에서 또 하시면 당연히 저도 함께 하지 않을까요? 생애 첫 상을 안겨준 작품이거든요.(웃음) 너무 행복한 일이죠."

끝으로 김소향은 '마리 앙투아네트' 개막을 앞두고 공연장을 찾아올 예비 관객들에게 단단히 기대를 당부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눈과 귀가 즐거운 동시에, 감동과 철학적 교훈까지도 던져주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뮤지컬이 될 전망이다.

"저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에요. 보면 아실 거예요.(웃음) 의상, 무대, 가발까지 너무 예쁘고 다 화려한데 이 드라마 속에 정치와 사랑, 음모가 소용돌이쳐요. 나중엔 또 출생의 비밀도 나오고요. 음악이 일단 너무 좋아요. 노래를 직접 불러보기 전에는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음악으로 유명한 르베이 작곡가가 왜 사랑받는지, 괜히 르베이가 아니구나. 알 수 있었죠. 단지 화려함만 있는 뮤지컬은 아니에요. 그 화려함 속에 가려진 현실, 가치관, 목적 정의에 관해서도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극이죠. 재미 뿐만 아니라 감동과 삶의 철학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공연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사진
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