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인물] 노벨 문학상 후보 거론 ‘중국의 카프카’ 찬쉐

기사입력 : 2019년10월07일 17:12

최종수정 : 2019년10월07일 17:12

중국 아방가르드 문학의 대표 작가
32세 늦은 나이에 작품 활동
초현실적인 상황설정과 치밀한 인물묘사로 정평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오는 10일(현지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중국 작가인 찬쉐(残雪)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며 수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중국 매체 신징바오(新京報)가 전했다.

2012년 모옌(莫言)에 이어 다시 한 번 중국 작가가 노벨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아방가르드 문학의 대표 작가 찬쉐 [사진=바이두]

중국 현대 문학 작가인 찬쉐는 지난달 30일 영국 베팅업체 ‘나이사오즈(Nicerodds)’가 발표한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유력 후보 명단에서 캐나다 시인 앤 카슨(Anne Carson), 프랑스 소설가 마리즈 콩데(Maryse Conde)에 이어 공동 3위에 올랐다. 

매체는 찬쉐가 중국 문학의 한 흐름인 아방가르드 문학의 대표 작가이자, 외국에서 가장 많이 번역·출판된 중국 여성 작가라고 소개했다. 사실적인 인물 및 감정 묘사로 ‘중국의 카프카’로 불린다고도 전했다.

대표작으로는 <산 위의 작은집(山上的小屋)>, <황니제(黃泥街)>,<오향 거리(五香街)> 등이 있다.

찬쉐는 1953년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 시에서 태어났다. 당시 지역 일간지 ‘신후난바오(新湖南報)’의 사장 집 딸로 태어나 유복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1957년 그의 아버지가 ‘반당조직의 두목’으로 지목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퇴직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그는 할머니 손에 맡겨진다. 무속신앙 신봉자였던 할머니와 보낸 시간은 작가의 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초등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문화대혁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혼돈의 시기에 작가는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든 했다. 1970년부터 선반, 조립 공을 비롯해 '맨발 의사(赤脚醫生)'로도 일했다. 이후에는 독학으로 재봉기술을 터득해 남편과 함께 재봉사로 일했다.

1985년 그의 나이 32세가 돼서야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첫 작품인 <황니제(黃泥街)>에서 그는 60, 70년대 중국 도시 하층민의 삶을 그렸다. 포탈사이트 바이두는 이 작품에 대해 '사람들은 진흙을 먹고 오수를 마신다. 가족들 사이에는 온정이 사라졌고 이웃 간에는 원망만 가득하다. 길거리에는 문화대혁명의 선전구호만이 요란하다.'고 설명한다.

초현실적인 설정과 사실적인 인물 묘사를 통해 문화대혁명 시기 중국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이후 몇 차례 작풍이 변하기는 하지만 작가 특유의 치밀하고 현실적인 묘사는 이어진다.

작가는 또한 문단과 사회에 쌓인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리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생각이 가장 잘 담긴 작품은 2009년 작품인 <오향 거리(五香街)>가 대표적이다. 마을에 발생한 간통 사건을 계기로 각각의 등장인물이 무대에 올라 간통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소설에서는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해 기존 남녀 간 성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비판한다.

무허우친(穆厚琴) 롄윈강(連雲港) 사범대학 부교수는 그를 ‘남성들이 구축한 여성에 대한 가치관을 뒤엎고 재구성하며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구축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작가는 등단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2019년 8월에는 그의 작품 <싱푸(幸福)>가 노벨상 수상자인 모옌의 작품과 함께 중국 문학잡지 화청(華城)이 수여하는 중·단편 우수 소설 상을 수상했다.

현재 그의 일부 작품은 홍콩과 대만에서 중국어로 출판됐으며, 일본,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에서 번역 출간됐다.

올해에는 2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2017년 스웨덴 한림원이 미투 논란에 휩싸이면서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앤더스 올슨(Anders Olsson) 한림원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이번 문학상 수상자 선정에 “2명의 조화를 중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문학상이 ‘장르가 다른 작가 2명’ 혹은 ‘남성, 여성 작가 1명씩’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용어설명

* 아방가르드: 전위대라는 뜻의 프랑스어. 20세기 초의 혁신적인 예술경향을 일컫는다. 전통예술 시스템을 부정하고 전위적인 예술표현방식을 따랐다. 인간 심리 내면 묘사를 중시했다. 다다 주의, 초현실주의 등이 아방가르드에 속한다.

* 문화대혁명: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진행된 중국의 사회주의 운동. 전근대적인 문화를 없애고 사회주의 실천을 목표로 삼았다. 중국에서 유교 전통이 사라지는 발단이 됐다. 노동이 강조되어 학교가 문을 닫았고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도 중지됐다.

*맨발 의사: 농촌 지역에서 근무하는 비전공 의료인. 의료 기관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마친 사람을 간단한 진료 및 주사·처방의 권한을 가진 의료인으로 임명했다. 농촌에 거주하며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담당했다.

 

chu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당정, 내년 의대정원 '증원 전' 3058명 수용 가닥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국민의힘은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정 협의에 이어 관계 부처 회의를 잇달아 열고 의대 정원을 동결하자는 의견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사와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는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의대 교수의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외래진료 축소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25 choipix16@newspim.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 협의 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의과대학학장협의회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달 내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동결안에 합의했다. 의대교육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도 내년 동결안으로 잠정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24학번과 25학번 신입생을 합하면 최대 7500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올해도 의대교육이 파행될 경우 내년엔 1학년만 1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렇게 되면 의대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7일로 예고한 '의대 복학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정원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58명 수용안은 의대생이 3월 말까지 복귀한다는 전제로 한다. 휴학생이 이달 내 돌아온다면 모집인원을 수정하는 행정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tpoemseok@newspim.com 2025-03-06 22:14
사진
상암경기장,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한파 장기화와 평년보다 2주 정도 앞당겨진 K리그 개막에 따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FC서울 홈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잔디 일부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배토·파종작업을 긴급하게 진행한다. 올해 서울시는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잔디 교체 물량 확보와 잔디 생육을 위한 선진 기계 도입 등으로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져 2월 22일 개막됨에 따라 사전 준비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파가 3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잔디 뿌리내림과 생육 상태의 불량으로 잔디가 들뜸 현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조기 개막에 따른 문제를 프로축구연맹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일정 조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뉴스핌DB] 이에 따라 우선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2500㎡ 이상 잔디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5900㎡ 면적에 대해 배토와 파종작업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잔디 생육을 위한 통기·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 공급을 위한 시비 작업과 그라운드 다짐, 관수작업도 실시한다.  긴급 보수 외에도 시는 지난해 수립한 잔디 집중 개선 계획을 토대로 연중 잔디 상태 개선·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교체가 가능한 잔디를 작년(4200㎡)과 비교해 3배 많은 1만2500㎡를 확보하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즉시 교체할 예정이다. 또 해외 유명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선진 장비를 도입해 잔디 생육에 필요한 채광과 통풍을 확보하고 그라운드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를 위해 여름철 잔디 생육에 필요한 쿨링팬을 추가하고, 인공 채광기와 배수 불량 개선을 위한 에어레이터 등을 새로 갖출 계획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가칭 '전국 축구경기장협의회'도 4월부터 운영한다. 협의회에서는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 대책, 인프라 개선 등을 논의해 서울은 물론 전국 축구장 잔디 관리의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선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대규모 경기장 부족을 고려해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제외 대관 지침을 유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는 한지형 잔디 특성을 고려해 동절기와 하절기 구장 사용 일정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맞는 잔디종 도입을 위해 관계기관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추가로 잔디를 재배할 공간도 발굴할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겨울철 잔디 관리에 어려움이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잔디 교체 물량 확대와 선진 장비 투입, 리그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5-03-07 10: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