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15번홀에서 259야드 남기고 친 5번 우드샷이 홀옆 20cm에 붙여 승기 잡아
대회 주최자인 우즈는 짧은 파4홀에서 보기 기록하며 단독 4위에 만족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헨릭 스텐손(43·스웨덴)이 기막힌 이글에 힘입어 세계 남자골프 톱랭커 18명이 출전한 미국PGA투어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에서 우승했다.
스텐손은 7일(현지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알바니GC(파72·길이730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6타를 줄였다.
스텐손은 4라운드합계 18언더파 270타(69·67·68·66)로 지난해 챔피언 욘 람(스페인)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차지했다.
이벤트 대회이나, 남자골프 세계 톱랭커 18명이 출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헨릭 스텐손. 만 43세인 그는 2016년 디 오픈에서 우승했고 곧이어 열린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다. [사진=미국PGA투어] |
스텐손이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2017년 8월 미국PGA투어 윈덤챔피언십 이후 세계 각 대회를 통틀어 50개 대회만이다. 스텐손은 2년여전 세계랭킹 6위에서 지난주에는 40위까지 밀릴 정도로 최근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건재를 과시했다.
스텐손은 "나도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자축했다. 스텐손은 2016년 디 오픈 챔피언이며, 그 해 열린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다. 1976년 4월생으로, 타이거 우즈(44)보다 3개월가량 어리다.
스텐손의 우승은 이날 15번홀(길이 548야드) 이글이 결정적이었다. 전홀까지 선두에 1타 뒤지던 스텐손은 15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 복판에 갖다 놓았다. 홀까지는 259야드가 남았고 그는 5번 우드를 꺼냈다. 그의 클럽을 떠난 볼은 똑바로 날아갔다. 스텐손에게는 벙커와 '웨이스트 에어리어'(주로 모래로 채워져 있으나 벙커가 아니라 일반구역으로 규정된 지역)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으나 볼은 그린 바로 앞에 떨어진 후 홀을 향해 굴러가더니 홀 옆 20cm에 붙었다. 탭 인 이글로 연결됐다.
'알바트로스성 이글'로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선 스텐손은 까다로운 16~18번홀을 파로 홀아웃하며 우승으로 내달았다. 스텐손은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나흘 내내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 대회를 주최한 우즈는 합계 14언더파 274타(72·66·67·69)로 단독 4위를 차지했다.
우즈는 전반에 3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었으나 후반들어 스코어를 더 줄이지 못하고 '톱5'에 든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11번홀(파5) 버디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했던 우즈는 1~3라운드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던 14번홀 보기로 스스로 발목을 잡고 말았다. 14번홀은 길이 298야드의 짧은 파4로 드라이버샷으로 그린을 노릴 수 있는 곳이다.
우즈의 드라이버샷은 그린 주변 웨이스트 에어리어에 빠졌다. 그 곳에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가버렸다. 세 번째 칩샷은 둔덕을 넘지 못했고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후 4.5m 보기 퍼트를 가까스로 성공했다. 보기로 막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가장 쉬운 15번홀(파5·길이548야드)에서 벙커를 전전하고 그린 미스끝에 파로 홀아웃하면서 8년만에 이 대회에서 우승하려던 그의 기대는 무산됐다.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선수는 패트릭 리드(미국)다. 리드는 이날 6타(버디7 보기1)를 줄인 끝에 합계 16언더파 272타(66·66·74·66)로 단독 3위를 차지했다. 챔피언 스텐손과는 2타차다.
리드는 3라운드 때 웨이스트 에어리어에서 스트로크전 연습스윙을 하다가 모래를 퍼낸 바람에 플레이선 개선으로 2벌타를 받았다. 그 2벌타가 아니었다면, 스텐손과 연장 승부를 벌일 수 있었다.
이 대회는 미국PGA투어 이벤트 대회다. 공식 승수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세계랭킹 산정에는 포인트가 반영된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