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광저우 공항 도착자 발열 없어도 격리
난징은 발열환자 인근 65명 한국인 승객 격리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5일 오후 A씨는 한국 인천공항에서 중국 광저우(廣州) 백운 공항에 도착한 뒤 강제로 자가 격리를 당했다. 공항에서 따라온 보안요원이 A씨 집 현관문 틈과 벽에 '건강 돌봄 공고문' 을 붙여놓고 허락없이 문을 열지 말라고 경고한 뒤 돌아갔다.
광둥(廣東)성 광저우시 등 중국의 각 지방 도시가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들어온 항공편 승객들에 대해 강제 격리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한국과의 교류가 빈번한 도시들이 한국을 경계 지역으로 정하고 한국서 출발하는 항공편과 승객들에 대해 특별 관리를 시행하고 나섰다.
중국 광저우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25일 광저우 백운 공항에 내린뒤 열도 없는데 격리 숙소로 여행될 뻔 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왔으나 집에서도 역시 강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보안요원이 벽과 현관 문사이에 공고문을 붙여놓고 찢어지면 안된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집을 봉쇄했다는 얘기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핫한 이슈다. 중국 친구들은 너나 없이 한국 코로나19 폭발 증가 소식을 입에 올린다. 동시에 중국 전역에서 한국발 코로나19 방역에 비상 조치를 취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산둥성과 광둥성 광저우, 동북지역 등 한국과의 교류가 빈번한 도시들이 난리다.
25일 오후 닌징 당국은 1시 46분 인천에서 출발한 OZ 349 항공편이 난징시에 도착하자마자 166명 승객에 대해 체온 등 집중 검사를 실시했다. 이중 발열증상을 보인 3명의 중국인 승객이 즉각 후송 격리됐고 이 환자들과 가까운 자리(앞뒤 세 줄)의 94명 승객들도 격리 수용됐다. 이들중에는 한국인 승객이 65명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총영사관 최영삼 총영사는 25일 아침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의 한국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방역이 강화됐다"며 "다만 한국 국적 승객에 대해서만 특별히 과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국민 65명은 2군데 호텔에 격리 수용돼 검사 등의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별 다른 사항이 발견되지 않으면 집에 돌아갈 것" 이라고 최 총영사는 말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사업하는 A씨는 25일 한국에서 광저우 공항에 도착한 뒤 집에서 강제 격리중이다. A씨는 하마타면 중국이 지정하는 제3의 격리장소로 갈 뻔 했는데 기지를 발휘해 그나마 용케 집으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가 단톡방에서 주고 받은 문자 내용. 2020.02.26 chk@newspim.com |
26일 텐센트 재경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린성 옌볜자치주의 경우 한국에서 오는 한국인과 조선족 등 입국자에 대해 전문 통로를 설치해 인적 사항과 목적지 등을 세밀히 조사하고 당국이 직접 차량으로 입국자를 수송, 격리 관찰을 시행하고 있다.
옌볜은 국적을 불문하고 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승객들에 대해 '방역 법률 책임서' 를 작성하게 하고 자가격리 의학관찰 14일을 강제하고 있다. 예볜은 22일 ~23일 한국 옌지 힝공편에서 나온 4명의 발열 환자를 격리 조사중이고 나머지 승객들에 대해서도 14일의 자가격리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옌볜은 한국에서 들어온 입국자 가운데 뚜렷한 방문 목적이 없거나 일정 주거지가 없는 임시 여행객은 입국을 불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평소와 달리 외부인의 공항 픽업도 막고 격리자에 대해서는 식사제공 외에 일체의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옌벤 조선족 자치주 인구는 214만명이며 이중 조선족이 77만8000명으로 중국 전체 조선족 총인구의 43%를 차지한다. 옌볜은 한국(대림동 등)과의 왕래가 가장 빈번한 곳이다.
산둥성 칭다오시도 24일 부터 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국적을 불문하고 14일 자가 격리 시행에 들어갔다. 단기 체류자는 지정호텔에 격리 거주하도록 했다. 산둥성에는 규모있는 한국 기업만 100개가 넘고 자영업까지 합치면 사업 단위가 수만개가 넘는다. 산둥성에는 한국 교민이 약 6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편만 매주 200편이 산동과 한국 인천 등지를 오가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광저우시 당국은 25일 한국에서 들어온 A씨의 아파트 현관문을 봉인한 뒤 밖으로 나오지말라고 경고하고 돌아갔다. 2020.02.26 chk@newspim.com |
중국 SNS에는 한국인들이 코로나19 역병을 피해 칭다오로 몰려들고 있다면서 이때문에 항공 요금가격이 평소 400~700위안에서 3500~4000위안으로 치솟았다는 내용의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현재 일부 예매사이트에서는 한국발 칭다오행 비행기표 예매가 매진 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신문 주간은 산둥성 웨이하이시가 25일 부터 한국과 일본에서 오는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기타 외국인들을 14일간 당국이 지정한 호텔 등에서 집중 격리를 시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시 당국도 25일 코로나19 해외 확산을 고도로 주시하고 있다며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외지 및 해외 입국자에 대해 한층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시는 이미 해외및 외지에서 들어오는 인원에 대해 별도 등록 추적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다롄시도 한국 일본등지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 비상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나섰다.
중국 매체는 24일 10시 기준 세계 17개 국가 지역이 최근 14일 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