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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황링에서 보니] 중국경제 봄볕 완연, 코로나로 웅크렸던 관광소비 대폭발 <上>

기사입력 : 2020년03월30일 14:48

최종수정 : 2020년03월30일 17:27

관광 소비 맨앞에서 견인 중국경제 회복 전망 청신호
산행 주의 사항도 '안전과 마스크 착용' 펑황링 사무소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3월 28일 중국 베이징 근교 대표적인 관광지 펑황링(凤凰岭, 봉황령) 자연 풍경구. 오전 10시가 넘은 시간 풍경구 진입로가 주차장 처럼 붐빈다. 차가 막혀 더 못 간다며 버스 기사가 모두 내리라고 한다.

미리 내려 1킬로 정도 걸어서 들어가니 주차장은 이미 수천대의 승용차로 꽉 찾고 매표소입구는 발디딜 틈없이 붐빈다. 음료와 과일 간식거리 특산물을 파는 공원 입구 가계도 일제히 문을 열었다. 봄을 맞은 펑황링이 지난 겨울 악몽같았던 코로나의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온 듯한 풍경이다.

중국 정부의 '푸궁푸찬(复工复产, 조업재개)' 방침에 따라 중국 주요 관광지들도 겨우내 굳게 닫혔던 문을 잇따라 활짝 열고 있다. 중국은 내수를 통한 경제회복, 그중에서도 관광소비를 으뜸으로 여기고 있다. 농산물과 식음료 외식 호텔 등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게 때문이다. 지방도시들은 경쟁적으로 2.5일 휴일제를 도입하고 있다. 관광 소비 분야의 '푸궁푸찬'은 어떤 서비스 업종 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펑황링 풍경구를 찾은 관광객들이 바로 옆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뒤 긴 줄을 서서 입장을 하고 있다.  2020.03.30 chk@newspim.com


지난 주말까지 중국에선 약 4000개 A급 관광지가 문을 열었다. 베이징도 고궁(자금성)오문 앞까지 시민들 발길을 허용했고 팔달령 만리장성도 근 두달만인 3월 24일 일부 구간을 개방했다. 향산과 시산공원, 이화원, 시내 베이하이 천단 공원 등은 코로나 기간 중에도 이미 개방을 한 상태다.

그렇다고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령을 완전히 거둬들인 것은 아니다. 중국 당국은 '푸궁푸찬'을 통한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코로나19의 재공격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코로나와 싸우면서 동시에 경제재건에 힘을 쏟는 전략인 셈이다. 

27일 오후 펑황링 관리 사무소에 개방 여부를 묻자 먼저 외국인 인지를 묻더니 베이징에 언제왔는지, 타 도시에 다녀온 적 있는지, 후베이 쪽 사람들과 접촉한 적이 없는지 코치코치 캐묻는다. 그리고 나선 북선(北线)과 중선,남선 풍경구 코스가 있는데 남선 코스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폐쇄중이니 주의하라고 말하고, 등산 도중에도 절대 마스크를 벗지 말 것을 당부한 뒤 전화를 끊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베이징 펑황링 비래석탑으로 오르는 길목에 티 없이 푸른 하늘과 하얀 바위, 막 피어나기 시작한 연록색 나뭇잎을 배경으로 붉은 홍등이 내걸려 있다.   2020.03.30 chk@newspim.com

펑황링은 베이징 하이덴(海淀)구 녜거좡(聂各庄)향 농촌 마을에 속해있으며 시내를 기준으로 할 때 북서쪽으로 두어시간 거리의 외곽에 위치해 있다. 샹산(香山)에서도 서북쪽으로 한참 떨어진 곳에 있고 현재 문을 연 베이징 풍경구중 가장 먼 거리여서 경제회복의 신호인 관광 소비의 열기를 가늠하는데 더할나위 없이 맞춤한 곳이었다.

경내에 들어서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바위 평풍을 펼쳐놓은 듯한 시원스런 산세가 겨우내 코로나로 억눌린 피로감을 한방에 날려보내는 듯 했다. 공원 입구에서 부터 즐비한 가계에 손님들이 북적이고 등산객들의 발길에도 활력이 넘쳤다. 비록 모두들 마스크는 벗지 못했지만 사람들의 눈빛에 기쁨과 설렘이 충만해 보였다.

펑황링은 '베이징의 허파'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작은 황산으로도 불린다. 흰 색의 멋진 바위들 때문인지 언뜻언뜻 샨시(陕西)성 시안(西安)의 명소로 중국 오악(五岳, 5대 명산)중 하나인 화산과도 닮아 보인다. 1276 미터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확트인 전경에 약 40킬로 전방의 '중국존(中国尊)' 고층 건물을 비롯한 베이징 시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펑황링의 비래석탑이 산  복숭아 꽃과 어우러져 아득하면서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2020.03.30 chk@newspim.com

날씨도 이를테 없이 쾌청하고, 봄 기운을 가득 품은 펑황링은 등산객의 욕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풍경구 경계의 가장 끝자락으로 해서 북선(北线)과 중선과 남선 풍경구를 모두 돌아보기로 작정을 했다. 북선으로 코스를 잡고 도원 대협곡 옆 능선을 타고 먼저 펑황링의 작은 정상 '비래석탑 (飞来石塔)'에 올랐다. 이곳은 등산이라기 보다 관광 코스로 주말 북한산 처럼 정체가 심했다.

'비래석탑'에서 땀을 식히는데 바위 옆자리의 중년 남자가 베이징 시내쪽을 가르키며 오른편에서 내려뻗은 산이 양타이(阳台)산 동쪽 줄기고 그 너머에 샹산과 시산공원이 있다고 일러준다. 이 남성은 한국인인 걸 확인한 뒤 역시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언제 중국에 왔는지 최근에 타도시에 다녀온 적은 없는지 어제 오후 관리소 직원이 물었던 것과 똑같은 내용을 질문했다. 

요즘 중국인들과 접하다보면 거의 판에 박힌 듯 물어오는 질문이다. 그런 통에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은 미국 유럽과 다르다. 우리는 잘 대처해서 이제 코로나 사태로 부터 상당히 안정을 찾았다'는 설명이 입에 붙었다. 이 남성은 성이 장(张)씨이고 베이징역 부근에서 살며 잡화점을 운영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자신도 장사에 적지않은 손해를 입었다고 소개했다. 장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마스크를 쓰자고 권유했다. <下편으로 이어짐>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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