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허베이·저장 당국 휴무 확대 통한 소비 진작
노동절 연휴도 5일로 확대,관광 활성화 기대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주 2.5일 휴무제는 영업이 위축된 외식 업계에 강심제(심정지 환자에게 투여하는 심장 기능 향상 약물) 주사를 놓은 것과 같다"
난징(南京)의 한 외식업체 대표가 당국의 휴일 확대 움직임에 내놓은 말이다. 공휴일 식당 방문 인원은 평일의 2.5배~3배에 달해 뚜렷한 매출 확대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공휴일 확대를 경기 부양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활용하려는 기조가 분명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5월 노동절 연휴가 5일로 확대된 데 이어 지방 당국도 휴무일 확대를 통한 소비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사진=바이두] |
복수의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난징(南京)시는 '주 2.5일 휴무제', 야간 경제 브랜드 구축, 신형 인프라 건설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기 진작 방안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난징성 정부는 금요일 오후 부터 휴일이 시작되는 '주 2.5일 휴무 제도' 시행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얼어붙은 내수 경기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허베이(河北)성과 저장(浙江)성 당국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했다.
두 지역 당국은 2.5일 휴무제를 근간으로 하는 탄력적 휴일 제도를 발표했다. 3월 30일 허베이성 정부는 기업의 휴무 연장을 지원하는 방침이 포함된 '허베이성 문화관광산업 진흥방안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다. 저장성 정부도 지난 3월 24일 소비경제 안정화를 위한 의견을 발표했고, 여건이 마련된 사회단체 및 기업에 한해 2.5일 휴무제 시행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앞서 지난 3월 19일 장시(江西)성 정부는 오는 2분기부터 주 2.5일 휴무제를 실시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장시성 당국은 주 2.5일 휴무제를 주요 관광지 입장권 할인 및 소비 쿠폰 지급과 연계해 지역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서호(西湖)의 2019년 노동절 연휴 모습[항저우 중신사=뉴스핌] |
이와 함께 노동절 연휴도 12년 만에 5일로 확대됐다. 길어진 연휴는 관광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씨트립(携程)은 4월 9일 기준 노동절 자유여행 상품 등 관련 키워드 검색 횟수가 평상시 3배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특히 인기 여행지인 산야(三亞), 상하이(上海), 샤먼(廈門), 충칭(重慶) 검색량도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펑량(彭亮) 씨트립의 빅데이터 연구원은 '연휴 기간 확대로 관광객들의 여행 일수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노동절 기간에 코로나 여파에 억눌린 소비 심리가 폭발적으로 분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의 휴무 확대 기조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추이젠(崔健) 중여강소국제여행사(中旅江蘇國際旅行社) 대표는 '금요일 오후부터 여행 출발이 가능해지면서 여행 만족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숙박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캠핑카 여행, 농촌 체험 여행,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이 크게 유행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씨트립(携程) 관계자도 '2.5일 휴무제 시행으로 주말 여행 소비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2박 3일 여행 보편화로 인해 숙박과 외식 업계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여름 휴가철을 맞아 난징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난징 중신사=뉴스핌 ] |
하지만 일각에선 휴무 확대의 실효성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이미 몇 해전부터 공휴일 확대라는 '요란한 구호'만 내놓았을 뿐 실제 집행할 수 강제력이 없어 효용성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제일보(經濟日報)는 '주 2.5일 휴무 방안'은 국무원이 지난 2015년에 공표한 방안으로, 당시 탄력 근무제를 활성화하기 마련됐다'며 '허베이(河北), 장쑤(江蘇), 충칭(重慶) 등 10개 성 지역이 국무원 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장시(江西)성 당국은 '주 2.5일 휴무제는 금요일 오후 근무 시간을 다른 근무일에 보충한다는 전제하에 금요일 오후부터 휴무에 들어가는 제도'며 '법정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조치가 아니다'라며 공휴일 확대가 아닌 탄력적 근무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주 2일 휴무도 보장받기 힘든데 주 2.5일 휴무 확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주말에도 하루는 출근한다' 등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