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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의 버디&보기]'박세리, US여자오픈 사상 두 번째로 뛰어난 챔피언'

기사입력 : 2020년05월10일 00:01

최종수정 : 2020년05월10일 07:56

USGA, 74명의 역대 우승자 가운데 16명 추린 다음 팬투표로 가상 대결 벌여

朴, 1998년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여자골프 판도를 바꾼 업적 높이 평가돼

'만능 스포츠우먼' 자하리아스가 암수술 후 출전해 우승한 1954년 대회 '최고'로 꼽혀  

 

[서울= 뉴스핌]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박세리(43)가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 역사상 두 번째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미국의 '만능 스포츠우먼'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1914~1956)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오는 12월로 연기된 제75회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역대 US여자오픈에서 누가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는가?'라는 타이틀로 가상 대결을 벌이도록 했다.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만능 스포츠우먼'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 역대 US여자오픈 챔피언 74명 가운데 최고의 기량으로 우승한 선수로 꼽혔다.[사진=골프다이제스트]  

1946년 제1회 대회부터 지난해까지 치러진 74회 대회의 챔피언 가운데 최고의 순간을 연출한 16명을 추린 후 녹다운 방식으로 '1라운드-2라운드-준결승-결승'을 치르도록 했다. 승패는 팬들의 투표로 정해졌고 9일(현지시간) 그 결과가 발표됐다.   

16명에는 미키 라이트, 베시 롤스, 조안 카너, 자하리아스, 패티 시한, 홀리스 스테이시, 줄리 잉스터, 아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 폴라 크리머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있는 '전설'들이 들어 있고, 한국 선수 가운데는 박세리·박인비·김주연이 포함됐다. 미국 교포 미셸 위도 16명 안에 끼였다.

박세리와 박인비는 소렌스탐, 캐서린 라코스테와 함께 '게임 체인저' 브래킷에 속했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역대 최연소 및 유일한 10대 챔피언이 된 박인비는 1라운드에서 '강적' 소렌스탐을 만나 패퇴했다. 박세리는 이 대회 유일한 아마추어 챔피언 라코스테를 가볍게 제치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박세리와 소렌스탐이 맞붙은 2라운드는 박빙의 대결이었다. 박세리는 1998년 대회에서 연장끝에 우승하며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이른바 '세리 키즈'는 최근 15차례의 이 대회에서 9승을 따내는 활약을 펼쳤고 그들이 주축을 이룬 한국 여자골프는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라섰다.

소렌스탐도 두 말이 필요없는 선수다. 미국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0승을 포함해 통산 72승을 거뒀는데 첫 승을 바로 1995년 US여자오픈에서 기록했다. 그는 미국LPGA투어에서 유일하게 '18홀 59타' 기록을 세웠다.

박세리는 그 소렌스탐을 54대46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박세리의 준결승 상대는 US여자오픈에서 4승을 거둔 라이트다. 라이트는 1961년 대회에서 첫 36홀동안 선두에 4타 뒤졌으나 마지막 36홀에서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6타차 역전 우승을 거뒀다. 박세리는 라이트를 50.63대49.37로 간신히 누른 후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자하리아스다. 자하리아스는 아리야 쭈타누깐, 줄리 잉스터, 미셸 위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자하리아스는 야구·농구·테니스·당구 등 대부분 스포츠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고 올림픽에 육상선수로 나가 금메달을 딸만큼 못하는 운동이 없었다. 1948년과 1950년에 US여자오픈을 제패한 그는 1953년 대장암으로 대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1954년 오뚝이처럼 일어나 US여자오픈에 출전했고, 2위와 12타차의 우승을 했다. 골프 역사상 가장 감격적인 우승의 한 장면으로 꼽힌다. 그는 1955년에도 2승을 거뒀으나 암이 재발하면서 그 이듬해 9월 4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박세리는 결승에서 자하리아스에게 40대60으로 졌다. '맨발의 샷'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 박세리의 우승도 인상적이었으나 병마를 딛고 불굴의 투혼을 보인 자하리아스의 우승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렇지만 소렌스탐, 웹, 잉스터 등 당대 그와 경쟁하던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하지못한 결승 진출만으로도 업적에 걸맞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5년 대회 최종일 마지막 홀 벙커샷을 버디로 연결하며 우승한 김주연은 2라운드에서 미셸 위에게 졌고, 2014년 대회  때 70번째 홀 더블보기를 71번째 홀 버디로 만회하며 메이저대회 첫 승을 거둔 미셸 위는 준결승전에서 자하리아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ksmk754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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