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737 맥스 기종이 연말부터 운항 재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월가에서는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벤치마크의 조쉬 설리반 애널리스트는 보잉에 대해 목표가를 230달러에서 210달로 낮추고 2021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4.58달러에서 2.38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벤치마크는 보고서에 "항공 교통 회복이 보잉의 자체 추정보다 더 오래 걸리고 있음을 고려해서 조정한 추정치"라고 적었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항공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다.
다만 벤치마크는 목표주가 하향에도 '매수' 투자 의견은 유지했다. 맥스 기종의 운항 재개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시험 비행 중인 보잉 737 MAX 항공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8.18 justice@newspim.com |
737 맥스는 연이은 추락사고로 지난해 3월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보잉은 올해 연말부터 운항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12월 말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737 맥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BS의 마일스 월튼 애널리스트는 더욱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UBS는 투자 의견 '보유'와 목표가 150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5일 종가 156달러보다 낮다.
UBS는 보잉의 현금 창출력에 대해 월가 평균 전망보다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월튼 애널리스트는 2022년~2024년 보잉의 연간 현금 흐름이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컨센서스는 100억달러다.
월튼 애널리스트는 부족한 항공 수요로 고객사들이 맥스 항공기를 지금 당장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보잉이 맥스 항공기의 추가 구매를 취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객사에 가격 인하 등 추가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잉은 지난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1만명 이상의 대규모 추가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고 50억8000만달러의 마이너스의 현금흐름을 발표했다. 보잉은 현금 흐름이 내년 말에야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버티컬 리서치 파트너스의 롭 스탤라드 애널리스트도 분기 보고서가 나온 직후 2021년 현금흐름 추정치를 플러스 20억달러에서 마이너스 20억달러로 조정했다. 롭 애널리스트는 보잉에 대해 '보유'와 목표가 137달러를 제시했다.
투자분석업체 로버트 베어드의 피터 아멘트 애널리스트는 '보유'와 165달러를 전망했다.
아먼트 애널리스트는 보잉이 맥스 기종 고객사에 대한 특별 할인으로 60억달러의 현금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보잉은 현재까지 31억달러의 특별 할인에 합의했다. 특별 할인은 가격 인하나 무료로 항공기 성능을 개선해주는 형태로 제공될 수 있다.
월가 전체적으로 보잉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놓은 비율은 40%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종목의 매수 등급 비율 평균치는 58%다. 보잉의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가는 180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16%의 상승 제시한 셈이다.
5일 보잉 주가는 3.6% 상승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1.95% 상승했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보잉 주가는 5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보잉 주가 1년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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