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인 그래프코어(Graphcore)가 신규 증자를 통해 2억2200만달러(약 2427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래프코어의 기업가치는 25억달러로 2년 전의 15억달러에서 늘어 영국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비상장 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미국 엔비디아(NASDAQ: NVDA)에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화력을 갖추게 됐다.
[사진=그래프코어 홈페이지 캡쳐] |
지능처리장치(intelligence processing units, IPU)라 불리는 그래프코어의 반도체는 AI 특화 데이터 처리 기능을 위한 맞춤형 칩이다.
나이젤 툰 그래프코어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대차대조표가 강화됨으로써 고객과 파트너들로부터 더욱 강한 신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프코어의 이번 증자는 온타리오 교직원 연금이 주도했고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Fidelity International)과 슈뢰더(Schroders)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신규 투자자들이다. 드레이퍼 에스프리트(Draper Esprit)와 베일리 기포드(Baillie Gifford) 등 기존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이번 증자는 1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한 지 1년도 안 돼서 이뤄졌다. 당시 증자로 그래프코어는 창립 4년 만에 약 4억4000만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툰 CEO는 "당분간 증자가 필요없다"며 "다음 단계는 우리 사업이 더욱 예측 가능해졌을 때 기업공개(IPO)가 되겠지만 내년에는 성장에 주력하고 상장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툰 CEO는 엔비디아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영국 ARM을 인수한 결정을 '경쟁, 시장, 영국에 모두 나쁘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래프코어를 비롯한 반도체업체들은 경쟁사가 소유한 ARM과 더 이상 협업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ARM은 세계 최고 프로세서 설계를 쉽게 접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프코어는 2019년에 연구개발(R&D)에 4180만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인력이 450명으로 늘었다. 그 해 그래프코어는 9590만달러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고, 101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툰 CEO는 올해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로운 고객 유치에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둬 신규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강력한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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